고위당국자 "한미일 3자회담서 美 우려 표명 분명히 있었다"

"韓日, 당분간 냉각기…외교적 협의 공간 좁아져"

"지소미아 포함 모든 걸 테이블에 올리고 고려"

"美, 지소미아에 대해 '無言'…상당히 엄중한 반응"

"북미 실무협상 北 준비 안 돼…조만간 나올 것"

【방콕(태국)=뉴시스】최동준 기자 =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일 오후(현지시간) 방콕 센타라 그랜드호텔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외교장관회담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기념촬영 후 강경화 장관과 고노 다로 외무상을 향해 손짓을 하고 있다. 2019.08.02. [email protected]

【방콕=뉴시스】김지현 기자 = 정부 고위당국자는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우대국 목록)에서 배제하면서 한·일 갈등을 외교적으로 해결하기가 더 어려워졌고, 양국 간 냉각기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지난 2일 태국 방콕에서 취재진과 만나 "수출규제 조치로 인해서 훨씬 더 외교적 협의 공간이 좁아진 건 일본 뿐 아니라 우리도 마찬가지"라며 "냉각기가 분명히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고위당국자는 일본 외무성에서는 화이트리스트 배제를 경제산업성의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으며, 수출 문제로 축소시키는 것이 일본의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내심에는 강제징용과 연결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렵게 만든 (강제징용 문제해결)안을 놓고 시작하려는 시점에서 이렇게 비우호적인 보복조치를 취한 상황"이라며 "이미 어려웠던 상황이 더 어려워지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냉각기가 얼마나 이어질 지에 대해서는 "지금으로서는 예상 못하겠다"고 했다.

이 고위당국자는 "정부는 대응조치 옵션을 다 올려놓고 생각하는 상황"이라면서도 "28일까지 시간이 있으니까 그 사이에 일본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대책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전날 각의(閣議·국무회의)를 열어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를 골자로 한 수출 무역관리령 개정안을 처리했고, 이 개정안은 오는 7일 공포되며 28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고위당국자는 "정부로서는 일본이 절차를 밟는 것을 계속 지켜보면서, 언제든지 이런 걸 철회하고 대화에 나온다면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이며 "이런 입장을 견지하면서 대화의 계기가 마련되는지 동향을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2일 방콕에서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에서 "미국이 현 상황에 대해 많은 우려를 표명했다"는 외교부 설명과 달리, 일본 외무성은 이를 부인하고 미국이 중재를 생각하지 않는다고 자국 언론에 설명했다.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가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한 것과 관련해 지난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초치되고 있다. 오른쪽은 조세영 외교부 1차관. 2019.08.02.  [email protected]

이 고위당국자는 이와 관련,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우려 표명이 없었다고 하면 이상하다. 분명히 있었다"며 외무성 발표를 일축했다.

이어 "미국으로서도 겉으로 나타나서 중재를 한다는 건 상당히 부담스럽지만 (한일관계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미국이 뭘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할 수 있는 바를 다하겠다는 이런 이야기였다"고 재차 설명했다.

한·미·일 3자회담에서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 문제도 언급됐다. 이 고위당국자는 "우리로서는 모든 걸 테이블에 올리고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분명히 얘기했다"고 전했다.

지소미아 연장 재검토에 대한 미국의 반응으로는 "거기에 대해서는 즉답이 없었다"면서도 "무언(無言)이라고 하면 상당히 엄중한 반응이라는 해석이 되나"라는 말로 미국 측의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이 고위당국자는 지난 6월30일 판문점에서 북미 정상이 약속했던 실무협상 재개가 지연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북한이 준비가 안 돼 있는 것 같다"면서도 "정상이 합의한 실무회담 재개인 만큼 조만간 나올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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