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핵화요구 희석해야 실무협상 할지도" 美전문가
"최선희 담화는 조건부…논의하되 희망은 갖지 말라"
【평양=AP/뉴시스】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9일 담화를 통해 "9월 하순께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미국 측과 지금까지 우리가 논의해온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최 부상은 미국에 북한이 받아들일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들고나올 것을 요구했다.사진은 최선희 부상이 2016년 6월 23일 중국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 밖에서 기자들에게 브리핑하는 모습. 2019.09.10.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9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분명하진 않지만, 최 부상의 발언은 미국이 북한에 대한 비핵화 요구를 희석시킬 의지가 있다는 신호를 보내지 않는 한 실무협상이 열리지조차 않을 수도 있다는, '조건부'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클링너 연구원은 특히 최 부상 담화가 ▲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갈 의사가 있다는 외형상의 긍정적인 메시지 ▲ 미국의 입장을 북한의 요구에 일치시켜야 한다는 조건 ▲ 조건 미충족시 '인내심은 연말까지'라는 점 상기 등 3단계로 이뤄졌다고 봤다.
클링너 연구원은 아울러 "다음 번 만남에서 북한은 안전 보장, 제재 완화, 군사훈련 취소·제한을 넘는 추가적인 동맹 군사능력 저하 또는 평화협정을 청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아울러 "실무협상 재개는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이전 회담들은 하노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실행계획에 국한됐다"며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상대방들은 비핵화를 제외한 모든 것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 받았었다"고 지적했다.
실무협상이 재개되더라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본인이 아닌 북측 대표단이 비핵화 문제에 얼마나 재량을 갖고 임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는 의미다.
그는 이 같은 일련의 분석을 토대로 "논의를 개최하되, 희망은 갖지 말라"며 "스카치 한 병을 서랍에 넣어 두라"고 발언, 실무협상 재개에 대한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했다.
북한은 9일 최 부상 담화를 통해 "9월 하순Rp 합의되는 시간과 장소에서 미국 측과 마주 앉아 지금까지 우리가 논의해온 문제들을 포괄적으로 토의할 용의가 있다"고 대화 재개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이 해당 담화에서 동시에 미국 측에 '새로운 계산법'을 요구하면서 실제 실무협상에서 양측 간 접점을 찾기는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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