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책] "아베 신조는 제2의 히틀러가 되려고 한다"
지식의 숲 '아베, 그는 왜 한국을 무너뜨리려 하는가'
【서울=뉴시스】(제공=지식의숲) 2019.09.08
【서울=뉴시스】정철훈 기자 = "아베 신조는 제2의 히틀러가 되려고 한다."
요즘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한일 관계전문가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의 지적은 섬뜩하다. 한국을 일본의 백색국가에서 제외한 아베 정부의 경제보복에 숨은 그림자를 '히틀러'라고 적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은 세계와 유대인들 앞에 진정한 사죄와 반성을 표했는데, 왜 같은 제2차 세계대전의 전범국이자 침략국이었던 일본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 진정한 사과나 반성을 못하는가?"
이 질문에 대해 저자는 오래전부터 이렇게 대답해왔다. "독일은 세계대전에서 두 번 패해서 정신을 차렸다. 일본은 큰 전쟁에서 한 번밖에 패하지 않았기 때문에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것이다. 일본이 독일처럼 세계대전과 같은 큰 전쟁에서 두 번 패한다면 아마도 정신을 차려서 진정한 사과도 하고 반성도 할 것이다."
이게 사실이 된다면 소름이 돋을 만큼 무서운 이야기다. 왜냐하면 이웃 나라 일본이 다시 끔찍한 침략과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호사카 교수는 이전부터 주변 사람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왔지만 사람들은 대부분 설마 했다. 그러나 일본인들의 정신적 구조를 좀 더 아는 그에겐 일본이 두 번 패전해야 정신을 차린다는 말은 농담이 아니라 진담이다. 그 징조가 2019년 7월 1일 아베 정권이 발표한 한국에 대한 경제 보복 조치로 확실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아베 총리는 한국의 급소를 예고 없이 찔렀다. 사람이 하는 행동으로는 가장 비겁한 방법이 숨겨둔 칼을 꺼내 무방비 상태인 옆 사람의 심장을 찌르는 것이고 이런 점에서 보면, 야쿠자들이 아베 정권보다 의리가 있다는 게 저자의 일관된 주장이다.
그럼 아베는 왜 비열한 칼을 꺼내 느닷없이 휘둘렀던가. 저자는 대답한다.
"아베와 일본회의(극우파 정치집단)의 야욕은 단순히 한국에 친일 정부를 세우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들은 1945년 8월 15일 제2차 세계대전에 패하여 항복하면서부터 다시금 전쟁을 계획하고 치밀하게 준비하여 왔다. 그리고 2019년, 무모한 야욕을 실험할 수 있는 첫 단계로 반도국인 대한민국을 겁박하기 시작했다."
겁박의 실질적인 출발은 아베 총리의 오른팔이라 할 아소 다로 부총리 겸 재무장관의 발언이었다. 아소 부총리는 2013년 헌법 개정 논의에 관해 "독일 바이마르 헌법도 어느새 나치 헌법으로 바뀌어 있었다. 아무도 알아채지 못했다. 그런 수법을 배우면 어떨까"라고 강연에서 발언했다. 미국의 유대 인권 단체와 중국 외교부 등이 비난 성명을 발표하는 등 국제적 비판이 일어나자 아소 다로는 발언을 철회하긴 했지만 그가 히틀러와 나치를 찬양한 이유는 그가 실제로 히틀러나 나치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다. 배후엔 항상 아베가 있었다.
"2017년 9월 1일 아소 부총리는 9월 4일부터 예정되어 있던 방미 일정을 전격취소했다. 미국에서 존 펜스 미 부통령과 의견 교환을 할 예정이었으나 급히 취소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유대인들이 세력을 갖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도 유태계다. 미국에서 히틀러 발언에 대해 강한 비판에 노출될 것이 두려워 방미를 취소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호사카 교수는 매우 설득력 있는 시사적 정황을 바탕으로 아베 정권의 검은 속내와 강제 징용자 판결 문제, 그리고 일본 보수 비주류의 부상을 꼼꼼히 짚어낸다.
스포츠계와 연예계에서 활약하는 재일 한국인에게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던 호사카 교수는 명성황후 시해사건을 알게 되면서 한일 관계를 공부하기로 결심한 이래 한국에 건너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체류 15년만인 2003년 한국인으로 귀화했으며 현재 세종대 대양휴머니티칼리지 교수 겸 독도종합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는 '진짜 한국인'이다. 지식의 숲,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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