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띄게 야윈 이학재, 단식 13일째…"조국 사퇴할 때까지"
"조국, 시간이 지날수록 뻔뻔해지는 것 같다"
"조국과 文대통령, 엄호하는 세력에 분노한다"
황교안·나경원 등 당 지도부 찾아 단식 만류
이날 오후에는 초선 의원들 단식 중단 촉구
"조국 사퇴할 때까지 단식…아직 견딜 만하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앞에서 단식 농성중인 이학재 자유한국당의원이 진맥을 받고 있다. 2019.09.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문광호 기자 = 단식 13일째인 27일 이학재 자유한국당 의원의 단식 농성장에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찾았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꼿꼿하게 앉아 자리를 지키던 이 의원은 이제 제 몸의 무게를 이기기조차 힘든 듯 차마 일어나지 못했다. 저녁에 덮고 자는 담요를 베개 삼아 누운 그는 광대가 훤히 드러나고 피부는 까맣다 못해 거무죽죽해졌다.
그는 숨을 쉴 때마다 움푹 파이는 것이 보일 정도로 주린 배를 손으로 움키면서도 "(조국 사태에) 진정으로 반성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 정상화는 문재인 정권을 퇴진시켜야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본관 계단 앞 단식 농성장에서 뉴시스 기자와 만나 언제 단식을 멈출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조국이 사퇴할 때"라고 답했다.
그는 "(조 장관이) 시간이 지날수록 뻔뻔해지는 것 같다. 어이가 없다"며 "민의에 의해서 탄핵된 사람이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 들어오는 것부터 어불성설인데 국회 들어와서 뻔뻔하게 그렇게 하는 게 참…"이라며 개탄했다.
조 장관 사퇴 운동 최전선에 선 이 의원은 전날 대정부질문에 선 조 장관을 어떻게 봤을까. 그는 대뜸 "하지 않아야 될 전화를 했다. 전화하면 안 되지 않나"라며 "자기 부인이 놀라서 그랬다는데 그게 말이 되나"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자기 부인만 중하고 검찰 공정 수사는 아무렇게나 해도 되냐"며 "법을 아는 사람이 말도 안 되는 궤변을 합리화시킨다"고 조 장관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앞에서 단식 농성중인 이학재 자유한국당의원을 찾은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이 먼저 와있던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9.09.27. [email protected]
물과 소금만으로 단식을 이어가는 그는 "배고픈 게 가장 힘들다. 기력이 좀 떨어지고 있다. 육체적으로 힘든 것이 없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그런데 이제 분노가 더 생긴다. 어처구니없고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만들어낸 조국과, 조국을 임명한 문재인 대통령, 또 그것을 엄호하는 유시민 공지영 같은 사람들에 대해 분노가 생긴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본관 앞을 단식 농성장으로 정한 이유에 대해 "국회가 민의의 전당이고 조국 사태에 대한 민심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야외에서 진행되는 단식 농성에 건강에 우려를 표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 의원 곁을 지키던 이만희 한국당 의원은 "13일이면 오래 됐다. 의사도 언제든 심정지가 올 수 있다고 했다. 굉장히 위험한 상태"라며 "지금이라도 그만둬야 한다"고 걱정했다.
앞서 나 원내대표도 이 의원을 찾아 "단식을 거둬달라"고 요청했다. 함께 온 박인숙 한국당 의원은 이 의원의 맥을 짚기도 했다. 지난 23일에는 황교안 한국당 대표도 이 의원을 찾아 단식 중단을 권유했다.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앞에서 황교안 대표가 단식농성중인 이학재 의원을 찾아 격려와 위로를 하고 있다.2019.09.23. [email protected]
이어 "'우리를 대신해서 투쟁하는데 우리가 열심히 싸울 테니까 (돌아)가자. 체력을 회복해서 국정감사 들어가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이 의원은 "감기에 걸리면 체력이 버티지 못할까봐 걱정"이라면서도 "아직 견딜 만하다. 견딜 수 있을 것 같다"고 의지를 보였다.
이 의원의 단식과 이 의원을 걱정하는 이들의 단식 만류는 앞으로도 이어질 예정이다. 이날 오후 1시45분께는 한국당 초선의원들이 모여 이 의원의 단식 중단을 촉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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