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르포]'비비고 만두'의 고향 인천냉동식품공장...‘군교자' 글로벌 출격 ‘준비 완료’

등록 2019.09.29 12:00:00수정 2019.10.07 09:19:59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글로벌 선봉장 ‘비비고 군교자’로 내년 매출 1조원 달성 목표

인천공장 1개 라인서 생산... 국내 시장서 검증 마치면 해외로

“돼지고기 수급 이상무, 가격인상 안해...수요 감소가 더 걱정”

【서울=뉴시스】CJ제일제당의 전략 신제품 '비비고 군교자'가 인천냉동식품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서울=뉴시스】CJ제일제당의 전략 신제품 '비비고 군교자'가 인천냉동식품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인천=뉴시스】박미영 기자 = 국내 냉동만두 시장에서 CJ제일제당은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꾼 주역이다.

2013년 12월 ‘비비고 왕교자’를 출시, 냉동만두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양이 많고 싸서 사먹는 음식’에서 ‘간편하면서도 맛있는 메뉴’로 바꿔놨다.

이어 ‘비비고 한섬만두’를 내놓으며 2017년 또 한 차례 모양·피식감·만두소를 혁신, 만두의 ‘프리미엄화’를 이뤄냈다. 

CJ제일제당은 이제 만두의 품격과 위상을 한 단계 더 올려 ‘한식만두 프리미엄화’를 꾀한다. 이번에는 타깃이 글로벌이다. 세계시장을 향한 ‘야심작’은 ‘비비고 군교자’다.

회사는 ‘비비고 군교자’를 선봉장으로 만두를 한식 대표 메뉴로 자리매김 시키고 글로벌 시장 1위를 꿰찬다는 목표를 세웠다.

CJ제일제당은 27일 인천냉동식품공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비비고 군교자’를 소개하고 생산 현장을 공개했다.

비비고 군교자는 ‘수제형 고급만두’ 콘셉트로 개발됐다. 채소, 당면, 두부, 돼지고기로 소를 넣은 기존 만두와 달리 돼지고기생강구이, 해물파전, 고추장불고기 등 한식 정찬 메뉴를 만두소로 활용했다. 만두를 고급화하는 동시에 K-푸드의 대표 메뉴로 인식하도록 하기 위한 결정이다.

인천냉동식품공장에서는 냉동만두만 생산한다. 이전까지는 육가공 제품도 일부 생산했으나 만두 수요 증가에 따라 만두라인만 운영하고 있다.

이날 찾은 인천공장에서는 ‘비비고 군교자’가 1개 라인에서 생산되고 있었다. 1년 간의 시험가동을 거쳐 2주전부터 시판 제품이 정식 출고되고 있다.

1개 라인으로 한정한 것은 이전 라인업의 수요가 많기도 하지만 ‘비비고 군교자’의 경우 국내 시장은 테스트 베드이기 때문이다. 인천공장에서 만드는 비비고 군교자는 국내 시판용이다. 글로벌 시장에 내놓을 상품은 해외 현지에서 생산한다. 따라서 당장은 라인을 많이 깔 필요가 없다는게 공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만두 제조 공정은 제품별로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제품군별로 성형 틀이나 스팀 배열 방식을 달리한다. ‘비비고 군교자’는 왕교자와는 달리 손으로 만든 빚은 듯한 모양이다. CJ제일제당은 이를 구현하기 위해 새 성형틀을 제작하고 새 라인에 장착했다.

만두 제조공정은 크게 전처리, 가공, 포장으로 이뤄진다.

전처리 공정에서는 부추·양파·양배추·돼지고기 등 원재료의 이물 선별과 세절 후 양념을 넣고 혼합한다. 이물 선별은 광학을 통해 이뤄지는데 잡뼈, 돼지 털 등이 모두 걸러진다. 고기는 원물감을 살리기 위해 큐브형으로 썬다.

이후 가공공정에서는 양념된 만두소와 만두피를 성형기에 넣고 만두 모양을 성형한 후 약 100도에서 찐다. 곧바로 영하 40도에서 급속 동결하는데 맛의 변형을 막고 만두 속에 얼음 알갱이가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만두가 완성되면 1차 금속 검출을 진행하고 패키지에 넣은 후 또 한 차례 검출기를 통과한다. 깨지거나 찢어진 불량이나 이물질 없음이 확인되면 최종 출고된다.

CJ제일제당은 이날 ‘비비고 군교자’ 외에 미국, 베트남, 중국, 독일 등 해외에서 생산·판매되고 있는 비비고 만두를 기자들에게 선보였다. 해외에서 비비고 만두가 인기를 끌게 된 비법, 즉 현지화 전략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서울=뉴시스】해외에서 생산되는 비비고 만두를 활용한 현지 음식들

【서울=뉴시스】해외에서 생산되는 비비고 만두를 활용한 현지 음식들


미국에서 선보이는 만두는 돼지고기 대신 닭고기로 속을 채웠다. 또 미국인들이 선호하는 고수를 간장에 넣어 찍어먹도록 했다. 베트남 비비고 만두는 쌀과 밀가루 2종으로 피를 만들고 스프링롤과 비슷한 모양이다.

CJ제일제당은 글로벌 넘버원이라는 목표를 위해 대륙별로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한층 더 강화할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비비고 군교자’ 외에도 에그롤, 피자롤, 파이 등 대량 소비되는 카테고리에 한식만두를 접목한 신제품을 개발한다.

특히 미국에서는 지난해 인수한 슈완스 컴퍼니와 카히키와 시너지를 극대화해 유통채널을 넓힌다. 제품다양화, 채널 확대, 현지 업체와의 시너지 '3각 전략'을 통해 2021년 매출 1조원을 돌파하고, 2023년에는 1조3000억원까지 성장시킨다는 방침이다.

최대 만두 소비국가인 중국에서는  새우 등 해산물로 라인업을 확충하는 한편, 중국 유통시장의 최대 채널인 온라인 판매에 주력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해외에서 선보이고 있는 비비고 만두들. 미국, 베트남, 독일, 일본의 비비고 만두(반시계방향). 두번째 줄 만두는 글로벌 시장에 내놓을 '비비고 군교자'

【서울=뉴시스】해외에서 선보이고 있는 비비고 만두들. 미국, 베트남, 독일, 일본의 비비고 만두(반시계방향). 두번째 줄 만두는 글로벌 시장에 내놓을 '비비고 군교자'


2017년부터 만두사업을 본격화한 베트남에서는 ‘비비고 만두’를 앞세운 한식 만두와 현지식 만두로 투트랙 전략을 지속 추진한다. 비비고 만두는 출시 1년만에 현지 만두인 스프링롤, 딤섬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국민 만두’로 반열에 올랐다.

CJ제일제당은 시장 규모가 큰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공략, 2023년까지 글로벌에서만 2조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에서 6000억원, 글로벌에서 2조원 매출을 올려 ‘글로벌 NO.1’ 자리에 오른다는 목표다.

김숙진 CJ제일제당 식품마케팅 냉동혁신팀장은 “CJ제일제당에 만두사업은 ‘한식의 세계화’라는 미션을 달성하기 위한 핵심사업”이라면서 “각 나라별로 제품을 현지화하면서도  맛의 베이스는 한식에 두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초격차 R&D 및 생산기술력을 바탕으로 한식의 정체성을 만두를 통해 전파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최근 확산하고 있는 아프리카 돼지열병과 관련한 돼지고기 수급 문제도 언급됐다.

정주경 인천냉동식품공장장은 “현재 비축물량이 충분하기 때문에 수급에 큰 문제가 없어 가격 조정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서 “그러나 돼지고기 기피현상으로 수요가 줄어드는게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재료 공급 차질에 따른 원가 상승은 제조원가가 올라가는 건 제조업체가 해결하겠지만 오해로 인해 수요가 줄면 제조업자체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는 점을 정부차원에서 강조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은 현재 내년 상반기까지 육가공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돼지고기를 비축하고 있다”면서 “또 지금 갖고 있는 물량은 진천 등 충청지역의 돼지이며, 방역이 철저하게 이뤄져 더 확산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