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조현아 지분율 격차 근소…경영권 제동 현실화되나
조원태, 조현아 한진칼 지분율 각각 6.46%, 6.43%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서울=뉴시스] 고은결 기자 =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동생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견제구를 날린 가운데, 내년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표 싸움'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조 전 부사장은 향후 다른 주주들과의 연대와 협의를 통해 조원태 회장의 한진그룹 경영에 반기를 들 계획을 밝혔다.
조 전 부사장은 이날 법률 대리인 법무법인 원을 통해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사전 협의도 하지 않고 경영상의 중요 사항들이 결정되고 발표됐다"고 주장했다.
또 "한진그룹의 주주 및 선대 회장님의 상속인으로서 선대 회장님의 유훈에 따라 한진그룹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위해 향후 다양한 주주들의 의견을 듣고 협의를 진행해 나가고자 한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조 전 부사장이 공식 입장문을 통해 '조원태 체제'의 그룹 경영에 반기를 들며, 조 회장 측과 '지분 싸움'을 벌일 가능성도 주목된다.
앞서 지난 4월 별세한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의 한진칼 지분 17.84%는 아내 이명희 고문과 자녀 조현아·원태·현민 삼남매가 각각 1.5:1:1 비율로 상속받았다.
이에 따라 이 고문은 5.27%의 지분을 확보했으며 조 전 부사장은 6.43%, 조 회장은 6.46%, 조 전무는 6.42%로 한진칼 지분율이 각각 확대됐다.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의 지분율 격차는 0.03% 수준으로 근소해, 조 전 부사장이 언급한 '다양한 주주'와의 연대를 모색하면 조 회장의 경영권 유지에 영향이 갈 수 있다.
현재 한진칼 주요 주주는 KCGI(지분율 15.98%)와 델타항공(지분율 10%) 및 최근 지분을 늘린 반도건설 계열사(한영개발, 대호개발, 반도개발 등 6.28%) 등이다.
한진칼은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상정할 예정인데, 조 전 부사장이 제동을 걸면 순탄한 재선임이 어려울 수도 있는 셈이다.
다만, 조양호 전 회장이 생전 마지막 유언으로 "가족들과 잘 협력해서 사이좋게 이끌어나가라"는 뜻을 남겼던 점 등을 볼 때 실제로 총수 교체 등 상황까지 치달을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이 경영 복귀 등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관철하기 위해 한진칼 주총 전 압박 카드를 꺼낸 것일 수도 있다"며 "가족 간 논의를 통해 수면 위로 불거진 불화설이 일단락될 공산도 남아있는 셈"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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