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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신종코로나 '확인' 1개월…우한시 초동 미숙대응 재조명

등록 2020.02.09 12: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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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2월 하순부터 우한시 병원에 매일 수백명씩 발열 환자 쇄도

일본인 남성 "당시 병원에 환자가 너무 많아 통로를 걸을 수없을 정도"

[서울=뉴시스] 저우센왕(周先旺)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장이 1월 27일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출처: 중국 CCTV 캡쳐> 2020.01.28

[서울=뉴시스]  저우센왕(周先旺)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장이 1월 27일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출처: 중국 CCTV 캡쳐> 2020.01.28


[서울=뉴시스] 오애리 기자 = 중국 정부가 후베이성 우한발 폐렴확산사태의 원인균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공식 지목한지 9일로 꼭 한달이 됐다.

폐렴환자 집단 발병상황을 조사한 중국 전문가팀은 지난 1월 9일 "이번 원인 불명의 폐렴은 신형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것으로 초기 판단했다"고 발표했다. 또 "환자들의 기관지폐포세척, 인후도말, 혈액 등에 대한 정밀 검사를 진행했다"면서 "핵산증폭검사(NAT검사)를 진행한 결과 15명이 양성으로 나왔고, 양성이 나온 사람의 샘플에서 해당 바이러스를 분리 배양했다"고 밝혔다.
 
이틀 뒤인 1월 11일 우한시에서 첫번째 사망자가 발생한 후 한달만인 2월 9일 중국 전체 사망자는 총 811명, 확진자는 3만7198명으로 증가했다. 환자는 중국을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9일 일본 아사히 신문은 중국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원인균으로 발표한지 한달 째를 맞아 우한시의 초동 대응의 미숙함이 재차 지적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가 "27명이 원인 불명의 바이러스성 폐렴에 걸리고 중 7명이 중증"으로 발표한 것은 지난해 12월 31일이었다. 환자의 대부분이 시 중심부에 있는 해산물 시장의 점주나 출입업자로 드러나자, 시정부는 1일부터 시장을 폐쇄해 청소 및 소독를 실시했다.

하지만, 우한 시 주민들의 증언과 현지보도에 따르면 12월 하순께부터 이미 시내의 여러 병원에는 발열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매일 수백명 씩 몰려드는 상황이었다.

우한 시내의 한 병원에서 임상실습을 받고 있었던 한 일본인 남성(27)은 아사히 신문에 "당시 병원에 환자가 너무 많아 통로를 걸을 수없는 상황이었으며, 병실에 침대가 모자라 임시용을 추가할 정도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시 당국은 사람간 감염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의료진 감염자 역시 없다는 설명을 반목해 환자들로 붐비던 병원 상황을 공개하지 않았다. 우한 시의 한 여성은 아사히 신문에 "해산물 시장에서 환자가 나온 것은 알고 있었지만, 사람 감염은 없다고 해 평소처럼 쇼핑하거나 친구와 식사를 하곤 했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우한시는 1월 6~10일에 인민대표대회를 앞두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의사 리원량이 작년 12월30일 동료 의사 7명과 함께 SNS를 통해 원인불명 폐렴의 확산사태에 대해 우려를 제기한 글이 퍼지자, 당국은 리원량 등 8명의 의사들을 공안국에 소환해 자술서를 쓰게 하는 등 압박했다. 환자를 치료하다 감염된 리원량은 지난 2월 7일 새벽 결국 사망했다.

[서울=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위험에 대해 처음으로 경종을 울린 중국 의사 리원량이 진료 도중 감염돼 6일 끝내 세상을 떠났다.(사진출처: 리원량 웨이보 캡처) 2020.02.07

[서울=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위험에 대해 처음으로 경종을 울린 중국 의사 리원량이 진료 도중 감염돼 6일 끝내 세상을 떠났다.(사진출처: 리원량 웨이보 캡처) 2020.02.07


우한시의  인민대표대회는 예정대로 열렸다. 이 기간 중 시 당국은 감염 상황을 일절 공개하지 않았다. 중앙 정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존재를 밝힌 9일에는 첫 사망자가 이미 나왔지만, 사망자 발표는 우한 시 인민대표대회가 끝난 다음날인 11일에야 이뤄졌다.

이어 1월 11~17일에는 후베이 성이 인민대표대회를 개최했고, 이 기간동안 새로운 환자 및 사망자에 대한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위기의식이 공유되지 않은 채 1월 18일에는 우한 시내에서 춘제(설)맞이 대규모 행사까지 열렸고, 무려 4만가구 이상의 시민들이 이 행사에 참여했다. 이에 이 행사가 감염을 결정적으로 확산시켰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로부터 이틀이 지난 1월 20일 중국 국가보건위의 고위급 전문가인 종난산은 광둥성에서 발생한 두 건의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사람 간 전이로 확인됐다면서 "현재로선 사람 간 전염 현상이 있는 것이 맞다고 말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광둥성의 감염자 2명은 우한을 방문한 적이 없으며, 이 지역을 다녀온 가족 구성원으로부터 바이러스를 옮았다고 그는 전했다.보건위는 의료진 일부도 바이러스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사흘 뒤인 1월 23일 우한시는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해 이날 오전 10시부터 '봉쇄 조치'를 단행했다. 하지만,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우한을 빠져나간 이후였다.

1월 31일 마궈창 중국공산당 우한시위원회 서기는 중국중앙(CC)TV에 출연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부끄럽다. 자책 중이다"고 밝혔다.  "좀 더 빠르게 엄격한 조치를 취했다면 결과는 지금보다 좋았을 것이다. 전국 각지에 미치는 영향도 적었을 거라 생각한다"며 때늦은 후회도 했다.하지만 상황은 이미 걷잡을 수없이 악화된 뒤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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