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집단감염에 봉화 주민들 "외출 엄두 못낸다"
확진자는 전문병원 대신 푸른요양원 내 격리
감염 원인 오리무중…'요양원에서 시작' 추측 뿐
주민 "환자는 대부분 고령…위험상황 오면 어쩌나"
[봉화=뉴시스] 김진호 기자 = 엄태항 봉화군수가 4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현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봉화군 제공) 2020.03.04 [email protected]
5일 군에 따르면 이날 춘양면 푸른요양원 입소자 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2명에서 34명으로 급증했다.
전날 오후까지 푸른요양원 확진자는 2명이었다.
이에 따라 봉화지역 확진자는 포항의료원 이송 1명, 봉화해성병원 2명, 푸른요양원 34명 등 모두 37명으로 늘었다.
아직 푸른요양원 입소자를 비롯해 80여명이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어 확진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군은 이처럼 하룻밤 사이에 집단시설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하면서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특히 확진자 대부분이 고령이라 자칫 위험스런 상황으로 치닫지 않을까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군은 일단, 확진자와 음성자들을 분리해 푸른요양원 내에 격리조치했다.
확진자의 경우 경북도 차원에서 전문병원을 배정해야 이송할 수 있지만 경북도의 사정도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집단 감염의 원인도 아직 오리무중이다.
봉화지역 첫 확진자는 대구에서 학교를 다니는 대학생 A(21·남)씨이다.
A씨는 지난달 25일 확진자인 기숙사 룸메이트와 접촉하면서 감염됐다.
이어 지난 3일 오후 푸른요양원에서 같은 방을 사용하는 B(79·여)씨와 C(89·여)씨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
군은 이 같은 요인들을 고려해 이번 무더기 집단감염이 푸른요양원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당시 B씨와 C씨 등 확진자가 나왔을 때 푸른요양원을 폐쇄했다"며 "당시 일부 가족들이 입소자를 면회했다는 진술 등을 감안하면 이 때 확산시켰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확실치는 않다"고 말했다.
무더기 집단감염 소식을 접한 주민들도 외출을 자제하고 자택 등에 머무르면서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한 주민(61)은 "다들 집에 머물며 외출을 자제하고 있다"며 "타지역에 있는 자식들이 이 곳을 피해서 자기가 있는 안전한 지역으로 오라고 하지만 그렇게 하기도 뭐해 그냥 꼼짝없이 앉아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다른 주민(71·여)은 "봉화는 외진 산골이라 코로나19가 없을 줄 알았다"며 "한꺼번에 확진자가 많이 나왔다는 소식에 깜짝 놀랐다. 무서워서 일체 바깥에 나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엄태항 봉화군수는 "대단히 우려스런 상황을 맞았다"며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모든 행정력을 총동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주민들은 개인위생 수칙을 철저히 준수하고, 해성병원 외래환자 중 의심 증상이 있는 군민들은 봉화군보건소(054-679-6773~4)로 즉시 연락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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