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억 철원 이길배수펌프장, 한탄강 제방 붕괴에 '무용지물'
[철원=뉴시스] 김경목 기자 = 지난 3일 한탄강 둑이 붕괴되면서 이길배수펌프장도 침수됐다. 사진은 7일 위에서 본 이길배수펌프장. 2020.08.07. photo31@newsis.com
8일 철원군에 따르면 이번 장맛비에 한탄강 둑이 무너져 주택과 농경지 등이 침수된 동송읍 이길리 383번지 한탄강 제방 너머에 주택·농경지 침수 방지 용도의 배수펌프장이 있다.
450HP급 전동기펌프 4대와 1000㎾급 비상발전기 1대 등을 갖추고 지난 2012년 준공됐다.
펌프 4대가 가동되면 분당 800㎥의 물을 배수할 수 있고 시간당 4800㎥, 무게당 5000t의 물을 빨아들여 침수 피해를 막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지난 5일 철원군 추정 수억t의 물이 한탄강에서 유입되자 배수펌프장은 배수는 커녕 마을과 함께 침수됐다.
주민들은 거액을 들여 지은 배수펌프장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자 답답해 했다.
한 주민은 "1996년에 그리고 1999년에 수해를 겪으면서 배수펌프장을 지었는데 이번에도 침수 피해를 막지 못했다"며 불안하다고 했다.
철원군 관계자는 "제방이 무너지던 날 그 시간대에 철원에 내린 강수량은 많지 않았는데 북한에서 워낙 많은 비가 내려서인지 엄청난 물이 쏟아져 내려와 제방이 무너지게 된 것 같고, 5000t을 처리할 수 있는 배수펌프장이 순식간에 마을로 유입된 수억t으로 추정되는 물을 배수할 수 없다"며 "이번 침수는 불가피한 자연재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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