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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방한 때 삼성 사옥 보고 '부자나라! 방위비 더 내야' 역설"

등록 2020.09.14 18:02:23수정 2020.09.14 18:2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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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룩스 사령관 "한국 충분히 부담" 설득했지만 실패

트럼프 "우린 돼지저금통…한국 떠나고 싶다" 언급도

[평택=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에 도착해 미8군 사령부 상황실에 들른 뒤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과 대화하면서 나오고있다. 2017.11.07.

[평택=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에 도착해 미8군 사령부 상황실에 들른 뒤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과 대화하면서 나오고있다. 2017.11.07.

[서울=뉴시스] 신정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을 "세계 모두 털고 싶어하는 돼지저금통"에 비유하며 주한미군 철수를 언급한 것으로 13일(현지시간) 알려졌다. 지난 2017년 방한했을 땐 한국의 발전상을 보며 방위비분담금 인상을 역설한 것으로 전해졌다.

'워터게이트 스캔들' 특종기자인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18차례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오는 15일 출간될 신간 '분노'에 이 같은 내용을 담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6월 게리 콘 당시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과 회의하면서 "세계가 우리를 이용하고 있다. 우리는 모두가 털고 싶어하는 돼지저금통"이라면서 "미국은 한국인들을 보호하기 위해 3만명의 병력을 한국에 주둔하려 돈을 지불하고 있다. 한국을 떠나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해 11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에도 한국의 발전상을 보면서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피력했다고 우드워드는 책에 적었다. 빈센트 브룩스 당시 주한미군사령관이 한국이 이미 많은 부담을 지고 있다면서 설득하려 했지만 실패한 정황도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오산 공군기지에서 군 장병들과 점심을 함께 한 뒤 미 대통령 전용헬기인 '마린원'을 타고 평택 캠프 험프리스로 향했다. 함께 탑승한 브룩스 사령관은 평택 기지 지도를 꺼내들고 새로운 기지의 규모가 기존 것보다 3배 이상 커졌으며 군인과 민간인 4만6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브룩스 사령관은 특히 어느 정도 규모인지 정확하게 설명하기 위해 워싱턴DC 지도 위에 새 기지 지도를 겹쳐 보였다. 키브리지에서 국립공원까지 약 4마일(약 6.4㎞)에 달했다.

브룩스 사령관은 한국이 이 기지 건설에 약 100억 달러(약 11조 8250억원)를 썼다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흠, 큰 돈이다"라며 호응했다. 브룩스 사령관은 이어 "한국인들이 비용의 92%를 부담했다"고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왜 그들이 다 계산하지 않는가"라고 되물었다.

이에 브룩스 사령관은 민감한 통신장비를 사용하기 위해 미국 계약자들이 미국의 조달 절차를 통해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런 법적 제약이 없었다면 한국이 100% 다 지불했을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헬리콥터에서 내린 뒤 미 대통령 전용 리무진 '비스트'로 이동하면서 AH-64 아파치 전투헬기를 주목하며 "저게 우리 것인가"라고 물었다.

브룩스 사령관은 "18개로 구성된 대대"라며 "한국은 방금 2개 대대 분량을 구입했고 미국은 2개 대대 분대를 자체 증원했다. 1년 전만 해도 한국에 아파치 헬기가 1개 대대 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4개 대대가 있다"고 했다.

또한 브룩스 사령관은 캠프 험프리스 내 8군 사령부로 안내한 뒤 병력 규모를 캔디 모양의 볼로 형상화한 차트를 가져와 설명하면서 "1개 당 1만 명을 나타낸다. 현재 미국은 3개, 한국은 62개를 갖고 있다"며 "전쟁이 벌어지면 미군은 72만 명, 한국은 337만명이 된다"고 했다.

그는 한국이 충분히 많은 짐을 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길 바랐다고 책은 적고 있다. 브룩스 장관은 "한국은 지난 15년 간 4600억 달러를 썼으며 조만간 추가 무기 구입에 135억 달러를 더 쓸 것"이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서울로 향하면서 서초동 사옥이 보이자 "저것이 무엇이냐"고 물었고 "삼성이다. 전자와 휴대폰 제조 대기업 삼성은 한국 경제의 약 15%를 차지했다. 이 타운은 너무 커 실제로 서울의 삼성타운으로 불린다"는 설명을 들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내 말이 그 말이다, 여긴 부자 나라"라며 "이 고층건물과 고속도로 인프라 좀 봐라. 저 기차들 좀 보라. 이 모든 것을 보라"며 "우리는 이 모든 것을 위해 비용을 대고 있다. 그들이 모든 것에 대해 비용을 내야 한다"고 피력했다.

브룩스 사령관은 한미 동맹을 강조하면서 "한국이 자본주의 민주주의를 운영하는 방식과 군 정책, 관습 등은 우리의 DNA를 지니고 있다. 그 연결고리는 어떤 군사와 외교, 경제 거래보다도 더 깊어졌다"고 계속 설득하려 했지만 끝내 실패했다고 우드워드는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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