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테슬라 배터리데이 불확실성 일부 해소"…관련주는 '희비'
[워싱턴=AP/뉴시스]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3월9일 워싱턴에서 발언하는 모습. 2020.09.23.
23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의 배터리데이는 비용 절감에 초점이 맞춰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장기적으로 56%의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근 특허를 출원한 탭리스 배터리로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맥스웰의 건식 공정을 적용한 전반적인 공정 단축·소재 혁신 등 전략을 제시하고, 장기적으로 2030년까지 3테라와트시를 생산해 내겠다는 목표를 언급했다.
당초 발표 가능성이 점쳐졌던 배터리 내재화나 전고체 배터리, 100만마일 배터리 등에 대한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증권가에선 배터리데이에 대해 국내 배터리업체들을 위협할 만한 내용은 발표되지 않았으며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수많은 추측이 난무했으나 기술적으로 국내 배터리업체들을 위협할 내용은 구체적으로 발표되지 않았다"며 "2030년까지 테슬라의 장기 비전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었으나, 단기적으로는 국내 업체들에게 불확실성으로 작용하던 이벤트가 소멸됐다"고 봤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테슬라의 전지 수직계열화 계획으로 기술 및 수급에 대한 주도권 우려가 존재했으나 소멸됐다"며 "오히려 국내 전지업체의 강력한 시장 장악력을 입증했다. 당분간 국내 전지 생산업체의 핵심역량인 셀의 상업적 기술 주도권은 앞서가고 있는 만큼 국내 업체에 잔존하며 더욱 강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머스크는 전날 트위터를 통해 LG화학이나 CATL, 파나소닉 등의 협력사에서 배터리 구매물량을 줄이지 않고 늘리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도 "발표 내용이 LG화학 기업가치에 미칠 영향은 단기적으로 크지 않을 것"이라며 "원가 절감 계획이 다른 업체들의 기존 계획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장기적으로 보고 있는 내재화 비율이 30~40%에 이른다는 점은 다소 부담이나, 본격 가동률 상향 시점을 2023년으로 가정하면 아직 2~3년 정도 남은 이슈"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업계 판도를 바꿀 만한 혁신적 기술이 발표되지 않는 등 기대 이하의 내용에 실망감을 표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22일 테슬라 주가는 전날 대비 5.60% 떨어진 424.23달러에 마감했다.
국내 2차전지주들도 약세다.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께 LG화학은 전거래일 대비 1.88% 하락한 62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SDI(-2.13%), SK이노베이션(-0.99%) 등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테슬라가 한달 내 완전자율주행이 가능한 차를 내놓겠다고 공언하며 자율주행 관련주 주가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머스크는 배터리데이에서 "3년 안에 2만5000달러의 완전자율주행차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블랙박스업체 THE MIDONG은 전거래일 대비 29.82% 급등한 2220원에 거래되고 있다. 모트렉스(24.36%), 텔레칩스(13.42%), 라닉스(8.27%) 등 다른 자율주행 관련주들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선 테슬라가 배터리 원가 하락을 주도해 전기차 시대 전환이 빨라질 것이란 평도 나왔다.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기존 배터리 공정의 생산성을 개선시키는 방향인만큼 상당 부분 실현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20~30% 수준의 원가 절감도 의미가 크다"며 "전기차 시장 확대 측면에서 선발 배터리 업체를 포함한 전반적인 전기차 체인에 대해 긍정적 시각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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