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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엄마는 인도에서 아난다라고 불렸다'

등록 2020.10.26 18: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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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엄마는 인도에서 아난다라고 불렸다'. (사진 = 봄름 제공) 2020.10.26.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엄마는 인도에서 아난다라고 불렸다'. (사진 = 봄름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서른 살 딸과 쉰 살 엄마의 해외여행은 각 모녀에게 어떤 시간을 안겨줄까.

이혼과 재혼, 우여곡절 많았던 인생을 살아온 엄마와 국가권력 풍자와 세월호 애도 퍼포먼스 등으로 주목받은 영페미니스트 홍승희 작가의 인도 여행기, '엄마는 인도에서 아난다라고 불렸다'.

엄마 정인근은 이혼과 재혼 그리고 아픈 이별을 겪고 딸에게 다시 돌아왔다. 딸 홍승희는 이런 엄마에게 인도 여행을 제안했다. 돌아온 엄마가 더 이상 상처받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건넨 제안이었다고 한다.

책은 여행의 시작부터 끝까지, 2018년 11월19일부터 2019년 2월1일까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여행은 모녀에게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이 됐다. 딸은 '칼리'로, 엄마는 '아난다'라는 이름으로, 요즘 유행하는 '부캐'(부캐릭터)를 만들어 인도 곳곳을 누볐다.

엄마는 책에 이렇게 적었다.

"승희와 인도에서 지내면서 승희의 마음을 알고, 나누고 싶다. 승희가 이곳 한국에서는 마음이 힘들고 지쳐 있는데, 인도 이야기만 나오면 행복해 보인다. 그곳이 어떤 곳인지 참 많이도 궁금하다."

두 사람은 여행을 하면서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됐을까. 책 속 이야기는 재미있게 전개된다.

딸인 승희씨는 여행 중반부 일기에 이렇게 표현했다.

"원숭이를 보고 감탄하는 얼굴. 삶과 죽음, 다르마에 대한 책 속으로 파고 들어가 잠수하고 무엇을 발견하고 온 사람처럼 눈을 번뜩이는 모습. 사람들을 보면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밥은 먹었는지 묻고, 처음 보는 사람의 안부를 궁금해 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점점 더 엄마를 모르겠다. 이것은 다행인 일이다. 엄마와 나는 사람과 사람으로 다시 만나는 연습을 하고 있다."

승희씨의 표현대로 두 사람은 인도 다람살라 여행을 통해 한국에서 맞닥뜨리는 현실의 걱정거리를 넘어 자신과 서로를 살핀다.

사랑은 걱정으로 표출되고 그 표출이 충돌하면서 다툼이 됐다. 두 사람은 타지에서 서로를 향한 사랑도, 걱정도, 다툼에 대한 미안함도 느낀다. 그러나 여느 부모자식이 그러하듯 있는 그대로의 속마음을 드러내는데는 서툴렀다. 그런 마음들을 각자 일기에 꾹꾹 눌러 담았다.

일기에서 엿보이는 서로의 속마음은 서로 다르면서도 꼭 빼어 닮은, 원망하면서도 이해할 수밖에 없는, 이 세상 엄마와 딸을 비롯한 부모와 자식에게 공감대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160쪽, 봄름, 1만2800원.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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