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유럽, 美·中사이 자주성 키워야...美 정권 교체는 기회"
"국방·기술 자주성 갖춰야 美도 유럽 존중"
"안보리 등 현 다자체계 작동 안해...국제협력 재건해야"
[파리=AP/뉴시스] 에마뉘엘 마크롱(사진) 프랑스 대통령. 2020.11.11.
가디언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공개된 '르 그랑 콩티넝'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이 국방, 기술, 통화 영역에서 자주성을 갖춰야 미국도 유럽을 존중할 것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의 국제 정책이 미국에 의존적이거나 미국을 따라야 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이는 중국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의 자율성 추구는 '환상'에 불과하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서는 "역사적 오해"라고 반박했다.
그는 "유럽이 기술, 보건, 지정학 등의 모든 영역에서 다른 이들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를 위해 자체적으로 결정할 방법과 수단을 찾고, 누가되든 스스로 선택한 이들과 협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행정부의 전환은 동맹들이 이해해야 하는 점을 진정으로 평화롭고 차분한 방식으로 추구할 기회"라며 "미국과 중국이 그러하듯 우리도 자율성을 계속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미국 우선주의'를 좇으면서 유럽연합(EU)과 갈등을 빚었다. 올해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조 바이든 당선인은 동맹 관계 복원과 국제 협력 재건을 약속했다.
EU는 미국과의 관계 개선, 중국과의 대화를 모두 강조하는 한편 미중 갈등 구조에 압도당하지 않으려면 정치 경제적으로 유럽 스스로 자주성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해 왔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과 유럽이 역사적 동맹이지만 오늘날 추구하는 가치와 이해관계는 동일하지만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사회 민주주의와 평등을 더 많이 지지한다"며 "우리가 취하는 대응도 똑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북미와 유럽의 서구 동맹 체제인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를 '뇌사'에 빠졌다고 비판한 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유럽은 지정학적 수준에서 생각하는 법을 잊었다. 지정학적 관계를 나토를 통해서만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국제 협력의 재건을 촉구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같은 현재의 다자 체계는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유엔 안보리는 더 이상 유용한 해결책을 내지 못하고 있다"며 "세계보건기구(WHO) 같은 기관이 다자주의 위기의 인질로 잡혀있는 상황에서 우리 모두가 책임을 맡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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