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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당선 축하, 김정은만 안 했다…침묵하는 속내는

등록 2020.12.17 17:45:43수정 2020.12.17 18: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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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선거인단 투표 결과 발표 후에도 잠잠

우방국 중국·러시아는 바이든 당선 인정

북미관계 불확실…전략 수립 고심하는듯

통일부 "계속 관망 모드 유지할지 주시"

[서울=뉴시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9일 북한 평양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21차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했다고 30일 조선중앙TV가 보도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0.11.3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9일 북한 평양 노동당 본부청사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21차 정치국 확대회의를 주재했다고 30일 조선중앙TV가 보도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0.11.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현 기자 = 세계 각국 정상들이 조 바이든의 차기 미국 대통령 당선을 인정한 가운데 북한이 계속 침묵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관심이 쏠린다.

북한 매체들은 바이든 당선인이 선거인단 투표에서 압승한 지 사흘이 지난 17일에도 미국 대선이나 바이든 당선에 관해 언급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패배 불복 기조를 감안하더라도 북한의 우방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바이든의 당선을 인정한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7일(현지시간) 바이든 후보가 주별 투표에서 과반의 선거인을 확보하며 승리를 선언했음에도 결과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라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랬던 푸틴 대통령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선거인단 투표로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를 재확인하자 15일 축전을 보내 뒤늦은 축하 인사를 건넸다.

러시아와 함께 공식적으로 바이든 당선을 인정하지 않았던 멕시코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과 브라질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도 같은 날 바이든 당선인에게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서울=뉴시스] AP통신 사진으로, 지난 2011년 3월11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당시 러시아 총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AP통신 사진으로, 지난 2011년 3월11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조 바이든 당시 미국 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당시 러시아 총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

이에 앞서 중국 외교부는 지난달 25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바이든 당선인에게 축하를 전하며 미중 관계 발전을 희망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이번 미국 대선 이후 대미 메시지 발신에 신중을 기해 왔다. 북한 매체에 미 대선 소식이 보도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공개활동 보도에서도 미국 관련 언급은 전혀 없었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해외 공관에 미국을 자극하는 대응을 할 경우 해당 대사를 문책할 것이라고 전하며 경각심을 높인 상황이다.

북한이 내심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기대했지만 바이든이 당선되자 북미관계 전략을 재조정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정성장 미 윌슨센터 연구위원 겸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지난달 24일 기고문에서 "김정은에게 '독재자', '폭군', '도살자'라고 강도 높게 비난하면서 북미 간 어떤 '러브레터'도 없을 것이라고 선언해온 바이든이 당선돼 북한 전략가들은 내부적으로 매우 당혹해하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베이징=신화/뉴시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2일 베이징에서 화상을 통해 제15차 주요 20개국(G20) 둘째 날 정상회의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시 주석은 "중국은 오는 2060년까지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제로로 하는 탄소 중립을 반드시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0.11.23.

[베이징=신화/뉴시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2일 베이징에서 화상을 통해 제15차 주요 20개국(G20) 둘째 날 정상회의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시 주석은 "중국은 오는 2060년까지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제로로 하는 탄소 중립을 반드시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0.11.23.

북한의 침묵을 길어지게 하는 주요 요인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 없다는 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당선인은 당선 이후 공식적으로 북한을 특정한 발언을 한 적이 없다. 그는 대선 후보 시절에는 김정은 위원장을 '불량배(thug)'로 지칭하면서도 북미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겨뒀다.

김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과 이수석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북한은 대미 관계에서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이 명확해지기 전까지 의미있는 북미협상은 어렵다고 판단할 것으로 추측된다"며 "8차 당대회 전까지 상황관리에 주력하고 북미협상의 새판짜기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대미전략 준비기로 활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일부는 이번 미 대선처럼 양쪽 후보가 승패를 놓고 공방을 벌였던 지난 2000년에도 북한의 반응이 뒤늦게 전해졌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당시 미 연방대법원 판결 5일 후 북한 노동신문에 조지 W 부시의 당선 사실이 보도된 사례가 있었다"며 "이번에도 조만간 반응을 보일지 아니면 계속 관망모드를 유지할지 관련 동향을 지켜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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