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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사는 사람들, 밥 사 먹냐" "실수로 죽어"…변창흠 발언 논란(종합)

등록 2020.12.18 16:23:14수정 2020.12.18 16:2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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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건설안전사업본부 회의 당시 발언 논란

공유주택 논의 "못사는 사람들, 왜 밥 사먹냐고 해"

구의역 참사엔 "사실 아무것도 아닌데 이만큼 돼"

野 "시스템 부실이 초래한 인재 참사를 실수 치부"

무기계약직 전환 취소 후 지인 채용 의혹도 나와

[서울=뉴시스]지난 2016년 6월30일 건설안전사업본부 부장회의 회의록.(자료=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

[서울=뉴시스]지난 2016년 6월30일 건설안전사업본부 부장회의 회의록.(자료=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

[서울=뉴시스] 문광호 기자 =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016년 "못사는 사람들은 밥을 집에서 해먹지 미쳤다고 사먹느냐고 그러지 않나"라고 한 것에 비판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 18일 입수한 '건설안전사업본부 부장회의 회의록'에 따르면 변 후보자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이던 2016년 6월30일 공유주택 개발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회의록에 따르면 그는 "토지를 공급할 때 공유가 가능하거나 공유하려는 의지가 있는 기관에 줬을 때 실현되는 것"이라며 "설계를 잘 해놔도 뽑는 것을 기존대로 못사는 순서대로 쫙 뽑아서 서로 모르는 사람 6명 같이 있어라 그러면 미치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당시 건축설계부장이 "승효상 선생이 해외에 가서 마을의 커뮤니티도 잘되고 하는 데 보니까 공동식당을 운영한다든지, 공동상점을 운영한다든지, 공동작업장을 한다든지. 보니까 너무 좋고 살기 좋더라라고 했다. 이런 게 구현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변 후보자는 "(공유주택을) 운영할 사람에게 토지를 줘야 공유가 되는 것"이라며 "밥을 가져다 놔도 생판 모르는 사람이면 밥 먹기 싫어 할 수도 있고 못사는 사람들은 밥을 집에서 해먹지 미쳤다고 사먹느냐고 그렇지 않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급조건, 평형에 대한 종합적인 감 없이 그냥 건물만 공유로 만들어 놓으면 내 프라이버시가 필요한 사람들 많은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 판단이 있어야 되는데 지금은 그런 게 없이 그냥 진행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변 후보자는 공유주택 개념을 도입할 때 실거주자들의 공유에 대한 의지와 수요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지만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편견을 갖고 말해 문제라는 것이 국민의힘의 주장이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오후 기자회견에서 해당 발언에 대해 "이 사회 약자를 바라보는 이 정부의 적나라한 실체 보여주는 발언"이라며 "겉으로는 약자를 위한다며 속으로는 본인들이 갖고 있는 얕은 도덕성 수준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과천=뉴시스] 박주성 기자 =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7일 오전 경기도 과천 서울지방국토관리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0.12.07. park7691@newsis.com

[과천=뉴시스] 박주성 기자 =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7일 오전 경기도 과천 서울지방국토관리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0.12.07. [email protected]

변 후보자는 문제가 된 회의에서 구의역 김군 사고와 관련해 실수로 사고가 발생했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도 논란이 됐다.

구의역 사고는 지난 2016년 5월 비정규직 직원이었던 김군이 스크린도어 오작동 신고를 받고, 홀로 점검에 나갔다가 승강장에 진입하던 열차와 스크린도어 사이에 끼어 숨진 사고를 말한다.

검찰은 수사를 거쳐 업무 전반을 총괄하는 회사의 대표가 인력 운영 상태를 관리·감독하지 않는 등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그와 정비용역업체 관계자 등을 재판에 넘겼다.

변 후보자는 "최근 구의역 사고를 보면 정말 아무 것도 아닌 일 때문에 사람이 죽은 것이고, 이게 시정 전체를 다 흔든 것"이라며 "마치 시장이 사람을 죽인 수준으로 공격을 받고 있는 중이다. 사장이 있었으면 두세 번 잘렸을 정도로 그렇고, 그 기관은 모든 본부장이 다 날아간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여튼 어마어마한 일인데 하나하나 놓고 보면 서울시 산하 메트로로부터 위탁 받은 업체 직원이 실수로 죽은 것이다. 사실 아무 것도 아닌데 걔만 조금만 신경 썼으면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될 수 있었는데 이만큼 된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이는 총체적인 시스템 부실이 초래한 인재 참사를 두고 업체 직원이 실수로 사망한 것으로 치부하는 등 희생자를 모욕하는 발언을 한 것"이라며 "변 후보자의 구의역 김군 관련 시각은 문재인 정부가 표방했던 국정철학과 궤를 달리할 뿐 아니라 국민의 정서에도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변 후보자는 과거 SH 사장 재직 시절 SH 부채를 감축하는데 큰 기여를 한 마케팅 전문 계약직 직원들의 무기계약직 전환을 취소하고 자신의 지인을 채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사건으로 인해 당시 SH는 송사에 휘말렸고 결국 패소했다.

김 의원은 근로자 지위확인 청구(소송) 판결문을 인용해 "변 후보자의 비정규직 직원에 대한 차별적 처우 및 인식이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은 물론 공정과 정의의 기준에도 부합치 않는다"고 주장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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