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오늘 '선박 억류' 이란에 교섭 대표단 급파
이란 측과 양자 교섭 통해 억류 문제 해결
최종건 차관, 10일부터 2박3일 일정 이란행
외교부, 선박 환경오염 혐의 진위 파악 중
선박 승선·나포 과정서 국제법 위법성도 검토
[서울=뉴시스] 4일(현지시간) 한국 국적의 유조선 'MT-한국케미호'가 걸프 해역(페르시아만)에서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됐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외교부에 따르면 고경석 아프리카중동국장과 실무자들로 구성된 대표단 4명이 이날 밤 늦게 이란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대표단은 현지에서 이란 측과 양자 교섭을 통해 억류 문제 해결에 나설 계획이다.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은 오는 10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이란을 방문한다. 최 차관의 이란 방문은 선박 나포 사건 이전부터 추진돼 왔으며, 양자 현안을 비롯한 전반적인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최 차관의 이란 방문시 한국과 이란 간의 공동 관심사에 대해서 폭넓은 협의가 있을 것"이라며 "최근에 발생한 선박 억류 문제와 관련해서도 당연히 관련 의견 교환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일 오후 3시30분께 호르무즈 해협의 오만 인근 해역에서 항해 중이던 한국 국적의 선박 '한국 케미'호가 사우디아라비아 주바일항에서 UAE 푸자이라항으로 향하던 중 이란 혁명수비대(IRGC)에 의해 이란 영해로 이동·억류됐다. 현재 선박은 이란 반다르아바스 항에 입항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 케미호는 9700톤급 석유화학제품 운반선으로 선장과 항해사 등 우리 국민 5명, 미얀마 11명, 베트남 2명, 인도네시아 2명 등 모두 20명이 탑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발생 직후 외교부는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주이란, 주오만, 주UAE대사관에 현장 대책반을 가동했다. 이후 5일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주재 재외국외민보호 대책본부 회의, 최종문 제2차관 주재 외교부-재외공관 화상회의 등을 열어 선박 억류 해제와 우리 국민의 무사귀환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전날 오후에는 고경석 국장이 사이드 바담치 샤베스타리 주한 이란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선박 억류에 대해 강하게 항의하고, 조기 억류 해제를 요청했다.
[부산=뉴시스] 아랍에미리트(UAE)를 향하던 한국 유조선 '한국케미호'(9797t)가 지난 4일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됐다. 사진은 이란 혁명수비대 함정이 한국케미호에 접근하는 모습이 촬영된 CCTV영상. (사진=타이쿤쉽핑 제공). 2021.01.05. [email protected]
외교부는 선박의 이란 영해 침범과 이란 혁명수비대의 승선·나포 과정에서 국제법적 위법성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외교부는 이날 외교통일위원회에 제출한 상황 보고 자료를 통해 "선박의 법적 지위와 무관하게 무해통항이 부정되는 '고의적이고 중대한 오염행위'에 대한 입증이 없는 한 국제법 위반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원화자금 활용 요구, 청해부대와의 연관성, 대미 메시지 발신 등 이란 측의 정치적 의도에 따른 억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현 단계에서 추측성 분석은 불요하다"며 "섣부른 추측에 따른 예단보다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현 사태 해결에 역량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주이란대사관 사건사고 담당영사는 반다르아바스항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향후 억류된 우리 국민과 면담을 추진할 예정이다.
한편 외교부는 미국과 유럽연합(EU), 카타르, 오만 등 친(親) 이란 국가, 억류 국민의 소속국, 과거 억류 경험국 등과 소통하면서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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