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걸작 삽화 '선운사 석씨원류' 30년만에 되돌아온다

도난당했던 문화재 중 석씨원류 목판 1점 포함

성종때 왕명으로 석가 일대기 글과 그림으로 새겨

문화재청이 회수한 고창 선운사 석씨원류 목판의 앞면.

[고창=뉴시스] 김종효 기자 = 조선시대 삽화의 걸작으로 꼽히는 '선운사 석씨원류' 목판 1점이 도난된 지 30여년 만에 전북 고창으로 돌아올 전망이다.

3일 고창군에 따르면 문화재청이 도난 문화재 관련 첩보를 접수, 서울경찰청과 공조해 34점의 도난 문화재를 회수했고 이 중 '선운사 석씨원류 목판(전북유형문화재 14호)' 1점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지난 1980년대에 도난된 것으로 추정되던 목판 중 회수된 1점을 고창군에서 돌려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석씨원류 목판은 석가의 일대기를 글과 그림으로 새긴 것으로 조선 성종 17년(1486)에 왕명으로 제작됐으나 임진왜란 때 불타 없어졌다.

이후 사명대사가 일본에 갔다가 그곳에서 1질을 구해 돌아왔고 인조 26년(1648) 최서동과 해운법사가 이를 본떠 다시 간행했다.

이때 새긴 판각이 바로 오늘날까지 고창 선운사에 보관돼 오고 있는 석씨원류 판각 목판이다.

가로 39㎝, 세로 29.5㎝의 각판 앞뒷면이 모두 판각돼 있으며 하단에는 '석씨원류' 본문이 새겨져 있고 상단에는 그 내용의 그림이 조각돼 있다.

목판은 본래 103매 409판이었지만 잃어버리거나 도난당해 현재는 62매 124판만 문화재로 지정·관리돼 오고 있으며 당시 사라진 목판은 모두 43점이다.

현재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석씨원류 목판은 선운사본(禪雲寺本)과 불암사본(佛庵寺本) 두 가지 판본이 전해지며 선운사본은 상단에 그림이 있고 하단에 본문을 배치한 '상도하문(上圖下文)' 형식이다.
 
선운사 석씨원류의 판각은 조선시대 삽화의 걸작 중 걸작으로 평가되는 국내 미술사 특히 판화 조각사에 있어 중요한 연구자료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소중한 문화재가 제자리에서 그 가치에 맞는 보존과 활용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자체 등 관계기관과 꾸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도 "소중한 고창의 문화재를 되찾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남은 목판도 무사히 고향으로 되돌아 올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고창군과 선운사는 지난 2018년부터 2년간 '석씨원류 목판복원사업'을 펼쳐 현재 망실 및 파손된 목판 52매를 복원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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