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인구 4배 백신 확보했는데 "코백스 백신도 달라"
캐나다, 코백스로 인구 5% 해당 백신 확보
'민족주의' 비난에 "우린 접종 속도 최하위"
[몬트리올=AP/뉴시스] 세계 제약사들과 인구 대비 6배에 달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확보한 캐나다가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서도 막대한 물량의 백신을 공급받는다. 3일(현지시간) 각국 보건 당국은 캐나다의 '백신 민족주의'를 비난하고 나섰다. 사진은 지난달 23일 몬트리올의 거리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남성이 걸어가는 모습. 2021.02.04.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세계 제약사들과 인구 대비 6배에 달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확보한 캐나다가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를 통해서도 막대한 물량의 백신을 공급받는다.
국제 백신 프로젝트인 코백스는 3일(현지시간) 올해 상반기 145개국에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약 3억3700만 회분을 배포하겠다며 잠정 분배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전 세계 인구의 3.3%가 백신을 접종할 수 있는 물량이다.
코백스에 3억4500만 달러를 투자한 캐나다는 투자금의 절반을 백신 '구매' 비용으로 활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따라 캐나다에 배정된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 백신 190만3200회분, 캐나다 전체 인구의 5%가 접종 가능한 분량이다.
인구 3760만명인 캐나다는 이미 7종류의 백신 2억3400만 회분을 계약한 상태다.
물론 아직 개발 중인 제약사의 백신, 혹은 사용 승인이 나지 않은 제약사의 백신 등이 포함된 물량이기 때문에 이 모든 백신을 모두 공급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러나 임상3상 시험을 통과한 제약사로 축소하더라도 캐나다는 여전히 전체 인구 대비 4배 이상, 인구 1인당 9.6회분을 접종할 수 있는 분량의 백신을 확보했다.
코백스 외에 백신을 공급받을 수단이 없는 국가들이 방역에 난항을 겪는 가운데 캐나다의 백신 '이중 수급'에 비난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코백스를 주도하는 비정부기구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은 이날 백신 분배 계획을 밝힌 자리에서 부유한 국가가 백신 공급 일정을 뒤로 미룰 경우 국제적 차원에서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스 버클리 Gavi 최고경영자(CEO)는 "부유한 국가들이 선량을 포기한다면 다른 국가에 더 많은 백신 물량이 배포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캐나다도 다급하기는 마찬가지라는 주장이다.
영국, 미국 등 자국에서 백신을 생산해 공급받는 국가와 달리 캐나다는 백신 전량을 수입해 공수하고 있다. 하지만 백신 생산이 지연되며 캐나다까지는 충분한 물량이 전달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당초 올해 9월까지 전 국민에 백신을 접종하겠다고 밝혔으나 현재는 전체 접종을 완료한 인구는 2.5%에 불과하다. 이대로라면 2022년 이전에 전 국민 백신 접종도 힘들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타와 대학의 한 교수는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 비교하면 캐나다의 접종 속도는 최하위권이다"며 "캐나다의 백신 민족주의를 비난하는 건 알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국가가 이를 따라오고 있는 실정이며 이젠 백신 민족주의에서 백신 확보 경쟁으로 변모했다"고 항변했다.
한편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세계 빈곤 국가까지 백신이 배포되는 시점은 2024년으로 전망된다. 또한 이때쯤이면 세계 부국, 혹은 중산층이 모두 2회차 접종까지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빈곤국에 백신 배포가 늦어질 경우 이들 국가에서 등장한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4차, 혹은 5차 확산에 시달릴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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