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식 정례 브리핑' 나서는 정 총리…코로나 넘어 지도자 면모?
주 1회 모든 부처 기자 대상 국정 현안 등 브리핑 검토 중
백악관 대변인 정례 브리핑서 착안…기자단 관행 타파 차원
4월 사퇴 유력…'코로나 총리'서 '대권 주자' 면모 본격 부각
[화성=뉴시스]김명원 기자 = 정세균 국무총리가 18일 경기도 화성시 현대자동차 남양기술연구소에서 열린 현안조정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2.18. [email protected]
'검찰 기자단 해체' 청와대 국민청원을 기점으로 촉발된 '언론개혁' 요구에 총대를 맨 모양새다.
일각에선 오는 4월 재보궐 선거 이후 대권 도전을 위해 사퇴할 것으로 예상되는 정 총리에게 '대권주자'로서의 면모를 보일 수 있는 기회라는 분석도 나온다.
20일 총리실 관계자에 따르면, 정 총리는 이르면 내주부터 주 1회 정도 주요 국정 현안에 대해 개방형 브리핑을 진행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정부의 온라인 브리핑 시스템인 'E-브리핑'을 이용할 계획이다.
정부부처의 전반적인 출입처와 기자단 문화를 개방적으로 바뀌자는 취지인만큼 총리실 뿐만 아니라 모든 부처 출입기자가가 참여해 질문을 할 수 있다.
이는 미국의 '백악관 정례 브리핑' 모델에서 착안한 것이다. 미국에서는 백악관 대변인이 정례적으로 기자들과 만나 전 부처 사안에 대한 질의응답을 주고 받는다.
총리실의 개방형 브리핑 제도는 지난 18일 언론개혁을 주제로 열린 목요대화에서 기자단 개선 방안 중 하나로 제시됐다. 목요대화를 마친 후 총리실 관계자가 정 총리에게 '시범적으로 개방형 브리핑 제도를 해보면 어떠시냐'고 제안하면서 추진됐다. 총리실은 매일 코로나19 관련 정례 브리핑을 하고 있는 질병관리청 방식 등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리실 관계자는 "우선 시범적으로 해보고 난 뒤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보완할 예정"이라고 했다.
장기적으로는 출입처 제도 개선을 위한 민관 태스크포스(TF) 구성도 추진할 방침이다. 정부 홍보 업무를 맡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축이 돼 언론계, 학계, 시민사회 등이 모여 기자단 관행을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서울=뉴시스]박민석 기자 = 정세균 국무총리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2.19. [email protected]
지난해 11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검찰기자단을 해체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고, 청와대는 지난달 26일 "국민의 알권리에 부합하지 않는 점이 있다면,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개선돼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정 총리는 청와대 답변 이틀만인 지난달 28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정책토론회에서 이 문제에 대해 답변하며 주목을 받았다.
당시 정 총리는 '기자단 운영 관행에 문제가 있냐'는 질문에 "문제가 있다. 부자연스러운 관행이 존재한다면 타파하는 게 옳다"라며 "출입기자단뿐 아니라 모든 언론에 정보를 신속하게 공개하는 노력을 해보는 게 어떤가. 총리실이 먼저 시범적으로 실행하고 잘 작동하면 정부 각 부처로 확산하도록 지원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후 총리실은 내부에서 해외 사례 및 학계 의견을 청취하며 방안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 관계자는 "앞서 지난해 12월 초 당의 미디어·언론 상생 TF에서 '국정홍보 주무부서인 문체부에서 가짜뉴스 컨트롤 타워 역할을 잘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총리실에서 전반적인 역할을 해달라'는 요청도 있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정 총리가 매주 전 부처 현안을 브리핑 하게 되면서 대권에 도전하는 '지도자'로서의 모습을 제대로 부각시킬 기회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취임 이래 '코로나 총리'로 불리며 인지도는 높였지만 '대권 주자'로서의 이미지가 강하지 않다는 것이 과제로 남아있는 상황에서 각종 정책 현안에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며 주목받을 환경이 조성되는 셈이다. 정 총리는 지난 18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을 만나 친환경차동차 현장을 방문하는 등 오랜만에 경제 행보를 진행, 코로나에서 벗어난 '경제통'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정 총리는 4월7일 재보궐 선거가 마무리 되고, 내부적으로 1분기 경제성적표가 나온 후 총리직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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