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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나태주 시인 추천...'사랑은 내가 주어가 아니라는 것을...'

등록 2021.04.15 14:5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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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사랑은 내가 주어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사진=마음서재 제공) 2021.04.1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사랑은 내가 주어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사진=마음서재 제공) 2021.04.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남편, 아버지, 가장으로서 모범적으로 살아온 한 남자의 인생은 아내가 다시 돌아올 수 없는 먼 길을 떠난 후로 완전히 달라졌다. 한차를 타고 함께 여행 가던 중 갑자기 세상을 떠난 아내를 남편은 여행복 차림 그대로 배웅한다.

아내를 떠나보내고 나서 남편은 하염없이 걷고 또 걷다가, 한 번도 가까이한 적 없던 낯선 나라로 훌쩍 떠난다. 살아생전 외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봉사를 함께했으면 좋겠다던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은행에서 오래 근무했고 외환은행 지점장을 지낸 후 은퇴한 저자는 1991년 한국시조 신인상으로 등단한 시인이다. 이 책은 저자가 아내와 사별 후 걷고, 떠났고, 다시 돌아오는 과정을 통해 눈물을 이겨낸 방법을 기록했다.

우즈베키스탄의 사막도시 누쿠스로 떠난 저자는 코이카(KOICA) 국제봉사단으로서 카라칼파크국립대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친다.

이후 저자는 수십 년 전 아메리칸드림을 꿨던 자신처럼 희망을 품은 눈망울로 코리안드림을 꾸고 있는 우즈베키스탄의 청춘들을 바라보며 다시, 가슴이 뛴다.

겉으로는 온전한 모습으로 살아 있지만 아내를 떠나보낸 그 날 이후 겨우 숨만 쉬던 일상에 다시 훈김이 새어 나오고 숨결의 온기가 돌아오기 시작한다.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말에 생기가 돌고 행동에 에너지가 솟구치는 걸 느낀다.

한편, 낯선 해외에서도 밤이면 벽이 말을 걸어오고 북극성으로 떠난 아내 생각에 가슴이 저미지만 아픔을 드러내놓고 목 놓아 울지 않는 성숙하고 의연한 자세가 심금을 울린다. 김삼환 지음, 강석환 사진, 304쪽, 마음서재, 1만500원.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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