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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근로자, 68년 만에 법적 근로자 인정…연차·퇴직금 보장(종합)

등록 2021.05.21 18: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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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회의서 가사근로자 권익보호 '가사근로자법' 의결

서비스 제공기관 인증제 도입…이용 요금 인상 우려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가사노동자 고용개선법 통과, 환영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5.2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가사노동자 고용개선법 통과, 환영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5.2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지은 기자 = 그동안 노동법과 사회보험 사각지대에 놓였던 가사근로자가 68년 만에 법적 근로자 지위를 인정받아 4대 보험이나 연차휴가, 퇴직금 등을 보장받을 수 있게 됐다.

고용노동부는 21일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가사근로자 권익 보호와 가사서비스 시장 활성화를 위한 '가사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가사근로자법) 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가사근로자법은 가사근로자의 근로조건을 개선하고 가사서비스 제공기관 인증제를 도입하며, 제공기관과 이용자 간에 서면으로 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골자다.

앞서 1953년 근로기준법이 제정됐지만 가정 내에서 청소와 돌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사근로자는 법적 보호에서 제외돼왔다. 가사근로자에 대해서는 근로기준법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명시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이들의 노동권을 보장하는 가사근로자법이 통과됨에 따라 근로기준법 제정 68년 만에 가사근로자도 퇴직금과 연차휴가, 4대 보험, 최저임금 등을 적용받을 수 있게 됐다. 이 법은 공포 후 1년 뒤 시행될 예정이다.

가사근로자법은 가사근로자 권익 보호뿐 아니라 가사서비스 시장 활성화 내용도 담고 있다.

맞벌이 가구 증가 등으로 가사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늘어나고 있지만, 대부분 직업소개소나 개인 간 계약 등 비공식적 방법으로 제공돼 양질의 가사서비스가 충분히 공급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그러나 이번 법 제정으로 정부가 가사서비스 제공기관에 대한 인증제도를 도입해 가사서비스의 책임성, 신뢰도, 품질이 높아져 가사서비스 이용이 활성화될 것으로 고용부는 기대했다.

다만 가사근로자나 이용자의 선택권을 위해 법이 제정되더라도 기존 직업소개 방식의 가사서비스 제공은 계속 허용된다.

정부는 아울러 단기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가사근로자 사회보험 가입 등에 따른 노동비용 상승과 이에 따른 이용요금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원 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안경덕 고용부 장관은 "가사근로자법 제정은 가사근로자 보호와 가사서비스 시장 활성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정부는 가사근로자법이 차질없이 시행될 수 있도록 하위법령 마련, 예산 확보 등 시행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노동계는 이날 가사근로자법이 국회를 통과한 데 대해 환영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논평을 내고 "그동안 노동권과 복지의 사각지대에 머물러야 했던 가사노동자로서는 반가운 소식일 수밖에 없다"며 "가사 노동이 뒤늦게나마 법률적 노동으로 인정된 의미가 뜻깊다"고 했다.

민주노총은 "다만 갈 길은 멀다. 이 법의 적용 대상은 고용부 인증을 받은 법인기관에 소속된 노동자로 한정돼 있다"며 "노조법 2조 전면 개정 등 모든 노동자의 노동 기본권이 온전히 보장되는 그날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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