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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기야 장첸까지 등장…끝없는 '한강 사건 음모론', 왜?

등록 2021.06.03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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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 제기→경찰 해명→음모론 반복돼

"작위적 스토리 만들어져…과도한 측면"

"언론·경찰 불신이 표출되는 것" 이견도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한원횡 서울경찰청 형사과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제2서경마루에서 한강 대학생 사망사고 중간 수사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5.2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한원횡 서울경찰청 형사과장이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제2서경마루에서 한강 대학생 사망사고 중간 수사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05.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기상 기자, 백동현 수습기자 = 한강에서 실종 후 숨진 채 발견된 대학생 A(22)씨를 둘러싼 의혹 제기와 경찰 해명, 해명에 대한 음모론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있다. 이런 현상을 두고 일부는 '살인사건'이길 바라는 것처럼 과도하다는 지적이 있는 반면, 그 동안 쌓인 언론과 수사기관에 대한 불신의 결과라는 주장도 나왔다.

3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전날 경기북부경찰청에 장하연 서울경찰청장 및 그 가족과 관련된 허위사실 유포 행위 수사를 지시했다. 이에 경기북부경찰청은 일단 내사에 착수했다.

인터넷에서 돌고 있는 '장 청장 아들이 중앙대 경영학과 장첸'이라거나 '장 청장 아들이 수술용 메스로 A씨를 숨지게 했다' 등의 글이 이번 내사의 배경이 됐다.'장첸'은 2017년 영화 '범죄도시'에 나온 중국 폭력조직 두목의 이름이기도 하다.

장 청장 관련 허위 글은 A씨 사건을 둘러싼 수많은 음모론 중 하나에 불과하다.

며칠 전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A씨의 사고사 가능성에 무게를 둔 내용을 방영하자, 한 유튜버는 A씨와 함께 술을 마신 친구 B씨의 법률대리인인 정모 변호사와 SBS 정모 부장이 형제 사이이며 두 사람이 결탁해 B씨에게 유리한 내용이 방영됐다는 식의 영상을 올렸다.

지난 1일 경찰 발표를 인용해 B씨 휴대전화에서 범죄를 의심할 만한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보도에는 '예정된 답변이다', '경찰이 무혐의로 결정하려 한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댓글이 다수 달렸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경찰이 지난달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A(22)씨의 친구 B씨 휴대전화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2021.05.12.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경찰이 지난달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A(22)씨의 친구 B씨 휴대전화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2021.05.12. [email protected]

경찰은 지난달 27일 사건 초기부터 인터넷 등을 중심으로 제기된 여러 의혹에 대해 이례적으로 자료를 통해 일일이 해명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경찰이 주요 의혹으로 분류한 Q&A 항목은 24개나 됐다. 그만큼 인터넷 등에서 가짜뉴스나 억지성 의혹 제기, 음모론이 판을 쳤단 의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을 둘러싼 의혹이나 음모론 제기는 끊이지 않고 있다.

노진철 경북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불필요한 정보가 난무하면서 각종 작위적인 스토리들이 만들어지고, 그것을 이용한 가짜뉴스가 나오는 것 같다"면서 "이런 가짜뉴스에 대해 냉철한 구분을 못 하고 한쪽 뉴스만 듣는 확증편향이 일어나고, 퍼져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서이종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의구심이 합리적인 것도 있지만 피해자 중심의 감정과 함께 권위를 가진 사람에 대한 반감도 작용하는 것 같다"면서 "이런 감정이 악의적 의도를 가진 일부 세력이나 개인에 의해 악용되는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피해자가 '의대생'이었다고 보도되면서 여론의 관심이 커졌다는 의견도 있다.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민간 잠수사들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A(22)씨 친구 B씨의 휴대전화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2021.05.12.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배훈식 기자 = 민간 잠수사들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A(22)씨 친구 B씨의 휴대전화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2021.05.12. [email protected]

노 교수는 "유명 연예인 사건처럼 관심이 커졌다"면서 "'의대생'이라는 키워드가 주는 관심, 중요한 인재를 잃었다는 안타까움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건 초기부터 언론이 추측성 주장과 반대 의견을 공평하게 다루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임 교수는 "추측성 주장이 가짜뉴스일 가능성을 충분히 제시해 국민을 적극적으로 설득했더라면 달랐을 것"이라며 "반대 생각이 제시되지 않으면서, A씨는 착한 사람이고 경찰은 반대편이 되는 것처럼 대결구도가 형성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경찰의 설명이 늦어진 부분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정부·언론·수사기관에 대한 불신의 결과라는 의견도 있다. 서 교수는 "지금까지 언론이나 정부 발표에 의문을 가지고 궁금증을 가지고 있어도, (표출할) 채널이 없었다"면서 "정보기술 발달에 따라 공식적인 수사에 영향을 미치고, 언론 기사에 이견을 제시하는 통로가 만들어지며 생긴 현상"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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