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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공군 중사 성폭력, 최고 상급자 포함 지휘라인 엄중 처리"(종합2보)

등록 2021.06.03 14:2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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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스러웠을 피해자 생각하면 가슴이 아파"

"2차 가해, 피해호소 묵살 엄중한 수사 있어야"

"최고 상급자까지 보고 지휘라인 문제 살펴라"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제20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1.05.11.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제20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1.05.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성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3일 공군 소속 여성 부사관이 상관에게 성추행을 당한 뒤 회유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엄정하게 처리할 것을 강력 지시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면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은 공군 부사관 성폭력 피해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가해자의 범행에 대해 수사기관에서 엄정하게 처리할 것을 강력하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절망스러웠을 피해자를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며 "피해 신고 이후 부대 내 처리, 상급자와 동료들의 2차 가해, 피해호소 묵살, 사망 이후 조치 미흡 등에 대해 엄중한 수사와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박 대변인은 전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이 문제를 단순히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에서만 보지 말고, 최고 상급자까지 보고와 조치 과정을 포함한 지휘라인 문제도 살펴보고, 엄중하게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대통령 지시 배경에 대해 "워낙 심각하고 국민적인 공분을 불러일으키는 사안이기 때문에 지시사항이 나왔다"며 "(대통령은) 계속 관심을 갖고 안타까움을 표해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지휘라인의 범위'에 대한 질문에는 "어디까지 포함한다는 범위보다는 상급 지휘관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대통령은) 말했다"고 부연했다.

앞서 충남 서산 공군 20전투비행단 소속 여성 부사관 이모 중사는 지난 3월2일 선임 부사관 장모 중사의 압박에 회식에 참석했다가 귀가하는 차량 뒷자리에서 강제추행을 당했다.

이 중사는 곧바로 이 같은 사실을 상관에게 신고했지만 부대에서는 다음 날 가해자 분리 조치를 취했고, 오히려 상관들은 "없던 일로 해주면 안 되겠느냐" 같은 말로 회유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사는 전출을 요청해 지난달 18일 경기 성남 15특수임무비행단으로 옮겼지만 22일 관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중사는 숨지기 전날인 21일 남자친구와 혼인신고를 했다.

이 중사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 마지막 모습까지 촬영해 남겼으며, 휴대 전화에서는 '나의 몸이 더렵혀졌다', '모두 가해자 때문이다'라는 메모 등이 발견됐다고 한다.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은 사건 발생 3개월 만인 지난 2일 오후 가해자로 지목된 장 중사에 군인 등 강제추행치상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장 중사는 국방부 근무지원단 미결수용실에 구속 수감됐다.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공군 여성 부사관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사건의 피의자 장모 중사가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보통군사법원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제공) 2021.06.0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공군 여성 부사관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사건의 피의자 장모 중사가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보통군사법원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제공) 2021.06.02. [email protected]

국방부 검찰단은 장 중사의 성추행을 비롯해 20전투비행단 지휘관들의 피해자 회유 및 사건 은폐 시도, 공군 군사경찰의 초동 수사 부실 의혹 등을 규명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등에 따르면 공군 군사경찰은 이 중사 사망 다음 날인 지난달 23일 국방부 조사본부에 사망 현장 내용을 중심으로 보고하고 강제추행 피해 내용은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군은 사망 현장과 관련한 내용을 일단 보고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군 안팎에서는 공군이 이 중사 사망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아울러 이 중사 측은 이날 오후 20전투비행단 소속 부사관 3명을 직무유기, 강요미수 등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중사에 2차 가해를 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들에 대한 수사가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지난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재된 '사랑하는 제 딸 공군중사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은 3일 오후 2시 기준 국민 32만여 명의 동의 서명을 받았다.

청와대는 청원 글을 올린 뒤 한 달 이내 20만명 이상의 동의 서명을 받으면 청와대나 정부부처 관계자 등을 통해 관련 답변을 하도록 하고 있다.

피해자 가족으로 추정되는 청원인은 "공군부대 내 성폭력 사건과 이로 인한 조직 내 은폐, 회유, 압박 등으로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하늘나라로 떠난 사랑하는 제 딸 공군 중사의 억울한 죽음을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정신적 고통 등 주변에 말하기 어려워 전문가 도움이 필요하다면 자살예방상담전화(1393), 자살예방핫라인(1577-0199), 희망의 전화(129), 생명의 전화(1588-9191), 청소년 전화(1388) 등에서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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