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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굵고 길어진' 거리두기…"차라리 셧다운 하지" 의견도

등록 2021.07.26 14:2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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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4단계 연장 이어 비수도권 3단계

文대통령 "전국으로 확산 양상 뚜렷해"

거리두기 장기화에 실효성 의문 제기돼

전문가 "2주 동안이라도 셧다운 해야"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 시행을 하루 앞둔 30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에서 시민들이 출근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21.06.30.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지난달 30일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에서 시민들이 출근길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21.06.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최근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를 2주 더 연장하기로 결정한 정부가 비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도 3단계로 격상한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소위 '짧고 굵은' 방역 조치가 효과를 못 내고 오히려 거리두기가 연장·강화되면서 시민·자영업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렇게 장기화될 거였으면 사태 초기부터 '셧다운'을 하는 것이 나았다. 지금이라도 하라"는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26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모두발언에서 "휴가지 중심으로 이동량이 많아지면서 비수도권 확진자 비중이 35%를 넘어서는 등 전국으로 확산되는 양상이 뚜렷하다"며 "비수도권에서도 거리두기를 3단계로 일괄 샹향하는 등 강화된 방역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정부는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를 이달 25일까지 2주 동안 짧고 굵게 진행해 코로나19 확산세를 잠재운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역대 최다를 경신하거나 1000명을 훌쩍 넘어서는 등 확산 속도가 도리어 빨라졌고, 결국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를 다음달 8일까지 2주 더 연장하기로 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1318명이라고 밝혔다. 전날 대비 신규 확진자 수는 169명이 줄면서 1300명대로 내려왔지만 지난 7일부터 20일째 1000명대를 유지하면서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수도권에 이어 비수도권에서도 신규 확진자 수가 6일 연속 500명대를 이어가는 등 비상이 걸렸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휴양지로 인파가 대거 몰리면서 강원 양양군은 다음달 1일까지, 강릉시는 이날까지 거리두기 4단계를 유지하기로 했다.

수도권에서 거리두기 4단계가 연장되고 비수도권에서도 3단계 격상이 일괄 적용되면서 자영업자들과 시민들 사이에서는 다시 한 번 탄식이 흘러나오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매출 하락 등 정부의 거리두기 조치 장기화로 인한 경제 타격을, 시민들은 정부 조치에 대한 실효성과 거리두기 장기화로 인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상황이다.
[서울=뉴시스] 김병문 기자 =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격상을 하루 앞둔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1.07.11. dadazo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병문 기자 = 지난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거리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1.07.11. [email protected]

수도권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한모(31)씨는 "3단계도 심각했지만 4단계 이후 확실히 타격이 더 크다"며 "3단계 때는 매출 감소가 40%였다면 4단계부터는 70% 정도 된다"고 토로했다.

한씨는 "매달 나가는 월세에 직원 인건비 등 고정비가 감당이 안 돼서 지금은 직원도 절반으로 줄였고 월세도 1년 넘게 못 내서 보증금도 다 까인지 오래"라며 "월세는 매달 고스란히 마이너스인 상황에서 건물주가 월세를 단 한 번도 안 깎아주고 있다. 4단계가 계속되면 정말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시민들과 온라인 상에서도 장기화되는 정부의 거리두기 조치의 실효성에 의문을 품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직장인 신모(33)씨는 "거리두기 3단계를 하든 4단계를 하든 지하철과 버스에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식당에도 2명씩 밥을 먹는 손님들이 항상 있다"며 "식당, 술집 영업도 오후 10시까지만 되는데 오후 9시에 밥을 먹는 것과 오후 10시에 먹는 것이 방역 차원에서 어떤 큰 차이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짧고 굵게 끝낸다더니 처음부터 대응을 잘못해서 거리두기를 계속 하는 것 아니냐. 이제부터는 아무리 조치를 해도 답이 안 나올 것", "2년이 다 돼가는데 아직도 제대로 된 대책을 못 내느냐. 이럴 거면 차라리 효과적으로 셧다운을 해라", "사태 초기부터 바로 셧다운을 했으면 상황이 지금보다 낫지 않겠느냐. 정치방역의 최후" 등과 같은 의견들이 나왔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아무리 모임 인원 수를 제한하고 거리두기를 해도 다중이용시설 운영을 제한하지 않으면 확산을 잡을 수 없다"며 "정치방역이자 무능방역"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목욕탕·PC방·헬스장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확진자가 집단 발생하고 있는데 운영 시간이 오후 10시까지로 줄어든 것 외에는 거의 제한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밤에 모이는 인원을 2명으로 제한해도 낮에는 지하철과 쇼핑몰이 북적이고 쪼개기 모임으로 만날 사람은 다 만나기 때문에 방역 조치가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난지원금을 국민 88% 대신 자영업자들한테 지원해주고 동참을 이끌어내 2주 동안이라도 셧다운을 시행하면서 눈앞의 확산을 잠재우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따뜻한 날씨의 이득을 보는 여름에도 신규 확진자가 1500명에 육박하는데 현 상태에서 쌀쌀해지는 가을·겨울이 오면 지금의 백신 접종률로는 확산을 잡기 훨씬 어렵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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