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지역, 코로나19로 가계부채 증가세…'자영업자 비중 커'
한국은행 경기본부 '가계대출 차주의 채무상환능력 변화' 보고서
[수원=뉴시스] 한국은행 경기본부 전경. (사진=한국은행 경기본부 제공)
[수원=뉴시스] 이병희 기자 =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경기지역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자영업자 부채가 전체 가계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은행 경기본부 '경기지역 가계대출 차주의 채무상환능력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경기지역 가계부채는 520조2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75조1000억원 대비 45조1000억원(9.5%)이 늘었다. 전국 가계부채의 29.8%를 차지하는 규모다.
경기지역 취업자 수는 지난해 대비 0.9%, 자영업자 수는 6.1% 감소한 상황에서 가계부채증가율은 8.1%에 달했다. 전국평균 9.5%보다는 낮지만 지난해 1분기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차주 1인당 가계부채는 9972만원으로, 세종(1억2530만원), 서울(1억437만원)에 이어 3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전국 평균(9207만원)을 상회하는 수치다.
차주특성별로 보면 고소득·고신용 차주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운데 지난해 저소득 차주와 30대 이하 차주의 부채증가세가 확대됐다.
또 취약차주와 노년층의 부채 비중이 소폭 하락했지만, 자영업자 비중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는 전체 차주의 5.7%이며, 자영업자의 부채가 전체 가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7%에 달한다.
자영업자 비중(부채 기준)이 올해 1분기 상당폭 상승(+2.3%p) 했는데, 이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자영업 침체로 인해 가계대출, 개인사업자대출 등이 크게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취약차주의 부채 상환 능력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소득대비 부채비율(LTI, Loan to Income Ratio)은 268.3%로, 전년 동기(252.4%) 15.9%p 상승했다. 취약차주의 경우 소득이 감소 추세를 지속하면서 LTI가 전년 동기 대비 57.8%p 상승했다. 취약그룹 가운데 자영업자의 LTI가 444.6%로 가장 높고, 취약차주(438.3%), 노년층(333.0%) 순이다.
소득대비 원리금 상환비율(DSR)은 38.4%로 전년동기(39.2%) 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서울(34.8%) 등 다른 지역을 상회해 채무상환부담이 큰 편으로 나타났다. 취약차주의 DSR은 전년 동기 대비 4.7%p 상승했지만, 자영업자와 노령층은 각각 4.7%p, 1.6%p 하락했다.
한국은행 경기본부는 전체적으로 코로나19 이후 경기지역의 가계부채 증가세가 급격히 확대됐지만, 일부 취약차주를 제외하면 질적 측면에서는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평가했다.
일부 취약그룹의 상환능력 악화가 연체율 상승 등으로 이어지고 있지는 않지만, 향후 정책당국의 지원 종료, 대출금리 상승 등에 따라 부실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어 선제적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은행 경기본부 관계자는 "차주의 채무상환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산업 동향·가계소득·주택시장 등 지역 내 실물경기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소득파악이 어려운 차주 그룹에 대해서도 상환능력 평가가 정확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지역금융기관과 유관기관 간 정보공유를 강화해 소득심사 방식을 보완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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