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미국의 아프간 철수결정에는 국내정치가 한몫해"
철수 강행한 바이든 대통령보다는 탈레반과 협상한 트럼프 겨냥
[카불=AP/뉴시스]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전사들이 15일 저녁 수도 카불 도심에 진입한 뒤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이 국외 탈주해버린 대통령궁을 점령해 승리자 위세를 보이고 있다. 2021. 8. 16.
AFP 통신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기민당-기사당 연합체 지도부 회동에서 나토의 20년 아프간 파병군 철수 결정은 "궁극적으로 따지면 미국인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으며 미국이 이렇게 결정한 것은 "국내 정치"를 부분적으로 탓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총리는 "우리는 줄곧, 만약 미국이 머무르면 우리 역시 머무를 것이라고 말해왔다"고 회동에 참석한 한 소식통이 전했다. 또 "파병군 철수가 도미노 효과를 폭발시켜" 결국 탈레반이 정권을 다시 잡게 되었다는 것이다.
메르켈 총리는 현 조 바이든 대통령보다는 2020년 2월에 탈레반과 2021년 5월1일까지 미군을 완전 철수하기로 평화협정을 맺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염두에 두고 아프간 철수 결정의 미국 국내정치 연관을 언급했다고 할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유세 때부터 트럼프와 똑같이 아프간 철수를 공약으로 내놨으며 여러 위험이 내재된 것을 알고도 반대당 대통령이 결정한 철수를 현실화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바이든의 철수 강행에서 국내 정치 요인을 찾는 것은 쉽지 않지만 트럼프가 2019년 초부터 탈레반과 철수를 조건으로 평화협상을 맺으려고 열심이었던 데는 미국 국익보다는 미국 우선주의 지지세를 새롭게 결집시키려는 목적이 있었다.
앞서 여드레 전 독일의 안네그레트 크램프바우어 국방장관 역시 탈레반이 북부 쿤두즈주 주도를 점령하자 '트럼프의 불길한 평화협정 때문에' 이런 꼴이 났다고 노골적으로 불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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