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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엑소더스]떠나는 자, 남는 자…혼돈의 카불

등록 2021.08.17 11:5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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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카불 장악 후…공항 수천 명 탈출 인파

총격 사상에 추락사까지…'사이공 탈출' 비교

탈레반 집권 공포…고학력 여성, 협력자 우려

가니 대통령 도피…뒤늦은 출국 공지 비난도

조력자, 중·러 공관 잔류…현지 불안 속 협상

[카불=AP/뉴시스] 지난 16일(현지시간) 탈레반 전사들이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으로 향하는 도로에서 경비를 서고 있다. 2021.08.17.

[카불=AP/뉴시스] 지난 16일(현지시간) 탈레반 전사들이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으로 향하는 도로에서 경비를 서고 있다. 2021.08.17.

[서울=뉴시스] 심동준 기자 =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면서 현지에서 대규모 탈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철수하려는 외국인과 현지인들로 공항이 북새통을 이룬 가운데 남은 이들은 불안한 정국 속에 놓여 있다.

17일 외신 등에 따르면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장악 이후 공항에는 수천명 규모의 인파가 몰려 아수라장을 이뤘다. 민항기는 물론 군용기 운항까지 몇 시간 중단되는 사태도 벌어졌다.

혼란 속 총격으로 사상자가 발생하고, 떠나는 비행기에 매달린 피난민이 추락사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일각에선 현 카불의 혼돈을 1975년 '사이공 탈출'과 비교하기도 한다.

대규모 철수 인파 속에는 탈레반 집권에 대한 공포가 자리 잡고 있다. 과거 탈레반 집권 당시 강한 이슬람 율법 적용 경험, 흔적 지우기 차원의 보복 우려 등이 탈출 행렬에 서려 있다.

특히 교육받은 여성들과 기존 정권, 외국 협력자들은 적극적으로 도피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여성 존중, 평화적 정권 이양 등 언급이 있었지만 공포를 불식시키긴 어려워 보인다.

과거 탈레반 집권 시기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음악, TV 등이 금지됐고 절도, 불륜에 대한 가혹한 처벌이 허용됐다. 여성 교육, 직업의 자유는 제한됐고 강제 결혼도 성행했다고 한다.

[카불=AP/뉴시스]지난 15일(현지 시간)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전사들이 수도 카불 도심에 진입한 뒤 대통령궁을 점령했다. 2021. 8. 16.

[카불=AP/뉴시스]지난 15일(현지 시간)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전사들이 수도 카불 도심에 진입한 뒤 대통령궁을 점령했다. 2021. 8. 16.

탈레반 측은 언론 인터뷰에서 히잡 착용 전제로 학업, 일자리 접근을 허용하겠다는 취지 발언을 했다. 하지만 여성 인권 관련 불안한 가시적 움직임이 있다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아프간 전쟁 기간 미국 등에 협조한 이들에 대한 보복 가능성도 현실성 있게 제기된다. 미국은 현지 협조자에 대한 지난달부터 관련 피신 작전을 전개하기도 했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은 수도 점령 전 이미 국외 도피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탈출 과정에 일부를 공항에 남겨두고 가야할 정도의 막대한 자금을 챙겼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에 대해서는 직전까지 '마지막 희생 준비' 등을 언급하고 뒤늦게 페이스북을 통해 도피 소식을 전했다는 점 등을 토대로 한 비판도 있다. 가니 대통령 행방은 현재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 대사관을 비롯한 서방 공관도 대피에 나섰다. 미국 대사관 인력은 카불에서 전원 대피했으며, 독일·프랑스·네덜란드 등은 자국민과 현지인 직원 동반 탈출을 추진 중이다.

[카불=AP/뉴시스]지난 1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 공항에서 활주로를 따라 이동하는 미 공군 C-17 수송기에 아프간 사람들이 매달리고 있다.2021.08.17.

[카불=AP/뉴시스]지난 16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 공항에서 활주로를 따라 이동하는 미 공군 C-17 수송기에 아프간 사람들이 매달리고 있다.2021.08.17.

주아프간 한국대사관도 지난 15일 잠정 폐쇄가 결정됐다. 이날 마지막 체류 공관원, 재외국민 출국이 이뤄지면서 대사관 인원은 전원 철수했다.

현재 아프간 카불은 탈레반이 장악, 검문소 설치 등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불안정한 분위기 속에서 탈레반 동조자들, 떠나지 않았거나 못한 현지인 등은 잔류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일부 공관도 남아 있는데, 러시아와 중국 등이 해당한다. 러시아와 중국은 아프간 인접국으로 향후 동향에 상당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불 현지에서는 시민들이 현금과 비상식량 확보에 나서는 등 불안이 퍼져 있다고 전해진다. 여성들이 대학 졸업증을 숨기거나 부르카를 찾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었다는 전언도 있다.

히잡 없는 여성이 그려진 벽화를 덧칠하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혼란 속에서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전 대통령 등은 탈레반과 평화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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