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9시까지 영업, 문 닫아야 해"…자영업자, 불만 속출
23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
저녁 9시까지만 영업할 수 있어
자영업자 "손님 발길 뚝 끊겨"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수도권 4단계, 비수도권 3단계 거리두기가 내달 5일까지 2주간 연장 시행되는 23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 갈치조림골목 한 식당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식당과 카페 매장 영업시간은 오후 10시에서 9시로 1시간 단축됐다. 다만 오후 6시이후 사적모임 2인 제한과 관련해 식당과 카페에 한해 백신 접종 완료자 2인 포함한 4인 모임은 허용된다. 2021.08.23. [email protected]
서울 서초구의 한 한식집 사장인 김모(66)씨는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말했다. 김씨는 23일 저녁 시간대에 손님을 단 2팀 받았다고 한다. 이날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되는 지역에선 식당과 카페 매장 영업시간이 오후 9시까지로 1시간 단축됐기 때문이다. 손님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이 줄었을 뿐 아니라 가게를 찾는 손님도 적어졌다.
거리두기 조치가 연장된 이후 손님 발길이 끊겨 시름이 깊어진 자영업자는 김씨만이 아니었다. 24일 뉴시스와 만난 자영업자들은 전날부터 시행된 1시간 영업시간 단축 조치로 손님들의 발길이 끊겨 매출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하소연했다.
고속터미널역 근처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박모(52)씨 같은 경우, 어제 저녁 손님 3팀을 받아 매출을 10만원 내외로 올렸다.
박씨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저녁에 술도 마시러 오는 손님이 있었는데 어제는 손님들이 저녁만 먹고 바로 자리를 뜨더라"며 "이젠 낮 시간에 브레이크 타임을 없애고 손님 한 명이라도 더 받을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은 정부가 영업 시간을 단축하는 대신 백신 접종 완료자를 포함할 경우 최대 4명까지 모임이 가능하도록 한 '백신 인센티브 조치'도 실질적인 도움은 되지 못한다고 입을 모았다.
서초구의 한 고깃집에서 일하는 종업원은 어제 저녁 영업시간 동안 얀센을 맞았다고 말하는 손님을 딱 1팀 받았다고 한다.
그러면서 "저녁 손님 대부분이 30대이고 나이가 많아봤자 50대인데 백신을 다 맞은 사람들은 대부분 고령층이지 않냐"며 "영업시간을 줄였으면 인원 제한이라도 풀어주면 좋을 텐데 그러지 않아 아쉽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 7월14일 오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조치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07.15. [email protected]
고속터미널역 근처에서 개인 편의점을 운영하는 50대 점주는 "원래 저녁 시간에 인근 술집에 술 마시러 오는 손님들이 담배를 사 가는 경우가 많은데 어젠 그런 손님도 없었다"며 "코로나 이후 재난지원금 60만원으로 버텼는데 이젠 상황이 여의치 않아 임대 기간이 끝나면 가게 문을 닫으려고 한다"고 전했다.
한편, 자영업자들이 모인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등은 최근 간담회를 열어 정부에 방역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정부가 치명률 중심의 새로운 방역 체계를 마련해 '위드 코로나'를 도입해야 한다는 취지다.
정부는 자영업자들의 잇단 요구에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와 식당·카페의 '9시 영업시간 제한'은 다음 달 5일까지 적용한 뒤 확산 추세를 토대로 추후 정책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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