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피해자, 유족 측 고소…정철승 "법적으로 한번 따져보자"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 정철승 변호사 형사 고소
정철승 "사실관계 드러나는 것 이 정도로 두려워할지 몰랐다"
[서울=뉴시스]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고 박원순 서울시장 빈소가 마련돼 있다. (사진=서울시 제공) 2020.07.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희롱 사건의 피해자 측이 박 전 시장 유족의 법률대리인인 정철승 변호사를 고소하자 정 변호사가 "이렇게 된 김에 한번 법적으로 따져봐야겠다"고 맞고소를 예고했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박 전 시장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 김재련 변호사는 지난 12일, 16일 정 변호사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4조 위반(피해자의 신원과 사생활 비밀누설), 개인 정보보호법 위반,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 해당 고소 건은 서초경찰서에 접수됐다가 과거 박 전 시장 사건 수사를 맡아 온 서울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로 이첩됐다.
피해자 측은 정 변호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피해자의 신원을 특정할 수 있는 게시물을 잇달아 올려 명예를 훼손했다는 주장이다. 피해자 측은 정 변호사를 상대로 법원에 게시물 삭제 및 게시금지 가처분 신청 소송도 낸 상태다.
한국성폭력상담소 등 '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 피해자 지원단체'는 전날 성명을 통해 "정씨의 페이스북 댓글 창에는 피해자와 조력자, 변호사, 지원단체에 대한 원색적 욕설과 비난이 수없이 형성되고 있다"며 "일련의 게시행위는 객관적 시각에서 사실관계를 따지는게 아니라 가해자에게 감정이입하면서 피해자를 공격하는 전형적인 행위"라고 지적했다.
정 변호사는 '박 전 시장의 성적 언동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국가인권위원회를 상대로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행정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 전 시장의 성희롱 사건에 대해 사실관계를 바로잡겠다며 최근 연속적으로 글을 게재했다.
그는 지난 10일 페이스북에 '박원순 서울시장 사건 관련 사실관계 1'이라는 글을 올려 "피해자가 2015년 7월 비서 근무 시부터 박 전 시장이 성추행을 했고, 2019년 7월 다른 기관으로 전직된 후에도 지속적으로 음란문자를 보내는 등 성추행을 했다고 주장하나 위 주장에 대한 물증은 없다"고 주장했다.
또 '박원순 사건 관련 사실관계 2'라는 글에서 "인권위가 객관적 증거없이 피해자와 참고인의 불확실한 진술에 근거해 성희롱을 인정했다"고 했다. 이를 두고 여성가족부가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자 정 변호사는 "2차 가해란 그 자체가 명예훼손, 모욕 등 가해행위로 인정될 여지가 있어야 하는 것이지 피해자가 주장하는 범죄행위의 사실관계를 알려고 하거나 합리적인 의문을 제기하는 행위를 함부로 2차 가해라고 비난해선 안 된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정 변호사는 피해자 측의 고소사실에 대해 "내가 피해자 여성의 신원을 공개한 사실도 없지만, 그럴 여지가 있는 부분이 있다면 변호사끼리 연락해 사유를 얘기하고 문제될 부분을 수정하면 될 일인데 형사 고소부터 제기했다"며 "김재련 변호사가 박 전 시장 사건의 사실관계가 드러나는 것을 이 정도로 두려워할 지는 정말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자기무덤을 파는 짓을 저질렀다"며 "이렇게 된 김에 한 번 법적으로 따져봐야 겠다. 지난 1년 동안 김재련 변호사가 저질러왔던 행위들의 법적 책임 말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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