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맨유팬에 호소 "세상 변해…개고기송 멈춰야"
【맨체스터=AP/뉴시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28일 자정(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아스날과의 '2011~201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라운드에서 8-2의 대승을 거뒀다. 맨유가 5-1로 앞선 후반 22분에 루이스 나니와 교체 투입된 '산소탱크' 박지성은 그라운드를 밟은 지 3분 만에 시즌 1호 골을 터뜨렸다. 상대 문전에서 애슐리 영과 패스를 주고받은 박지성은 오른쪽 골대를 향해 낮게 깔아 찬 왼발 슈팅으로 시즌 1호 골을 터뜨렸다.
박지성은 4일(한국시간) 맨유 구단의 'UTD 팟캐스트'에 출연해 응원가에 대한 자기 생각을 전했다.
그는 "한국의 상황은 예전과 많이 달라졌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개고기를 싫어하고 먹지 않는다. 이젠 그 노래를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박지성은 2005년부터 2012년까지 맨유에서 뛰며 전성기를 보냈다. 은퇴 후에는 맨유의 글로벌 앰버서더로 활동하고 있다.
맨유 팬들은 박지성의 현역 시절 응원가로 일명 '개고기송'을 불렀다. "박지성, 네가 어디에 있든 너희 나라에서는 개를 먹지, 그래도 쥐를 먹는 리버풀보다 나아"라는 내용이다.
라이벌 리버풀을 조롱하기 위한 응원가지만, 한국인과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 차별적인 내용이 포함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특히 지난 8월 울버햄튼 원정 경기에서도 황희찬의 입단 발표가 나오자 원정 응원에 나섰던 맨유 팬들이 박지성 응원가를 부르기도 했다.
박지성은 "한국 선수가 맨유와의 경기가 있던 날 울버햄튼에 입단했고, 맨유 팬들은 내 응원가를 불렀다. 아직도 개고기송을 부르는 걸 보고 이제는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단어에 대해 선수가 불편을 느꼈을 수 있다. 15년 전 내가 느꼈던 것처럼 말이다"고 덧붙였다.
박지성은 맨유로 이적했을 때 당시 자신의 응원가에 개고기가 등장하는 것이 불편했지만, 영국 문화 중 하나로 받아들여야 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맨유 팬들이 내게 나쁜 마음을 담아 그런 노래를 불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선수로서 자신을 위한 응원가 있다는 건 자랑스러운 일이다"면서도 "하지만 한국 사람들은 불쾌할 수 있다. 나 때문에 개고기송을 지금까지 듣는 후배에게도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세대는 이전과 다르다. 내가 뛸 때 문화를 모른다. 이제는 개고기송을 멈춰야 할 때다. 더는 누군가의 응원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더 불편해지는 노래"라고 강조했다.
한편 영국 방송 BBC를 비롯해 주요 매체들도 박지성의 인터뷰 내용을 전하며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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