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 컨트롤타워 필요…국민과 '위험 소통'도"
위드코로나 시행 후 대응여력 '아슬아슬'
중환자 장기대책 '컨트롤타워' 마련해야
코로나19 대응 국민참여 위해 소통 '관건'
[평택=뉴시스] 김종택기자 = 단계적 일상 회복 이후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는 15일 경기도 평택시 박애병원에서 의료진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수도권 내 코로나19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비상계획' 발동 수준인 75%를 넘었다. [email protected]
현재 국내 의료체계에서 안정적으로 대응 가능한 위중증 환자 수는 500명 수준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등에 따르면 위중증 환자는 지난 15일 0시 기준으로 471명을 찍었다. 서울·인천 등 수도권 전체 중증환자 병상 가동률은 위중증 환자가 급증하면서 지난 14일 오후 5시 기준으로 76.4%에 달했다. 정부가 위드 코로나 시행을 일시 중단하는 비상계획(서킷 브레이커) 실시 기준으로 제시한 75%를 넘어섰다.
중대본은 지난 12일 수도권 700병상 이상 종합병원 7곳을 대상으로 준중환자 병상 52개를 추가로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다섯번째 병상 동원 행정명령이었다. 지난 5일 상급종합병원에 행정명령을 내려 준중증 병상 400여개를 확보하겠다고 밝힌 지 일주일 만이다.
의료계에서는 현재 국내 의료체계로는 급증하는 코로나19 중환자를 수용하기 쉽지 않은 만큼 중환자실 개편, 컨트롤타워 마련 등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서지영 삼성서울병원 중환자의학과 교수는 "미국, 싱가포르 중환자실은 대부분 1인실이고, 의료시스템 상 코로나19 중환자가 더 생기더라도 충분히 돌볼 수 있는 공간적 여유와 인력이 이미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나라는 중환자실조차 다인실이 많고, 의료인력도 미국 중환자실 인력의 3분의1, 4분의1 정도여서 갑자기 위중증 환자가 늘면 대처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홍석경 서울아산병원 중환자 외상외과 교수는 "병원들은 보통 병상의 10% 정도를 중환자 병상으로 운영하고 있다"면서 "수도권은 평소 중증 환자나 수술 직후 관찰하는 용도 등으로 공상(빈병상) 없이 돌아가고 있는데 코로나 환자용으로도 활용하게 되면 응급환자가 병실을 찾지 못해 돌아다니다 사망하는 경우가 점점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수도권의 일부 병원에서는 중환자들이 병상 부족 사태로 며칠씩 기다리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행정명령이 내려져도 중환자 병상이 마련되려면 3주 이상 걸린다는 점이다. 중환자 병상은 인공호흡기, 고유량산소치료기, 에크모(인공심폐기) 등 여러 장비가 갖춰져야 하고 전문인력도 투입돼야 하기 때문이다.
[평택=뉴시스] 김종택기자 = 단계적 일상 회복 이후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는 15일 경기도 평택시 박애병원에서 의료진이 대기하고 있다. 수도권 내 코로나19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비상계획' 발동 수준인 75%를 넘었다. [email protected]
위중증 환자 급증으로 의료체계가 위태로워지면 코로나19 중환자는 물론 다른 중증 환자 등도 불편을 겪을 수 있다며 정부가 국민과의 소통을 통해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서 교수는 "같은 의료자원으로 코로나 중환자를 더 많이 보게되면 다른 의료행위를 줄이는 게 당연하다"면서 "국민들에게 이런 얘기를 솔직히 하지 않은 상태에서 뒷감당은 병원이 알아서 하라고 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홍 교수는 "결국 중환자 치료 성적을 결정하는 것은 기계도, 약도 아닌 환자 옆에서 모니터링하고 치료하는 의료인력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공간이 있어도 (인력이)채워지지 않으면 의료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사회혁신정책센터 관계자는 "코로나19는 국민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대응 과정에 국민 참여가 필수적인 만큼 문제 해결을 위해 대국민 소통이 중요하고 부처 간 협력을 강화할 필요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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