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서 오미크론 출현은 필연?…"염기서열 분석 고작 0.8%"
아프리카, 접종률·시퀀싱 모두 저조
"백신 접종률 낮은 곳서 새 변이 가능성"
유럽, 시퀀싱 상위권…아이슬란드 1위
[서울=뉴시스] 국제인플루엔자정보공유기구(GISAID)의 국가별 코로나19 염기서열 분석률. (사진=워싱턴포스트 웹사이트 캡처) 2021.11.29.
워싱턴포스트(WP)는 28일(현지시간) 국제인플루엔자정보공유기구(GISAID) 추적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한 결과 남아공의 코로나19 바이러스 샘플 염기서열 분석률이 0.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세계 37위다.
염기서열 분석은 중요한 유전적 변화를 포착함으로써 여러 변이들의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
그러나 아프리카 국가들의 염기서열 분석률은 전반적으로 낮았다. 5000개 이상 샘플을 분석한 국가는 단 한 곳도 없었다. 그나마 케냐가 비교적 높은 분석률을 보이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올해 봄 치명적인 발병의 중심지였던 인도의 경우도 지난 4월 기준 0.06~0.2%에 그쳤다.
염기서열 분석률이 가장 높은 국가는 대체로 백신 접종률이 높은 유럽 국가들이었다.
백신 접종률이 88%에 달하는 아이슬란드가 56.2%로 1위를 기록 중이다. 이어 덴마크(46.6%), 호주(21.4%), 룩셈부르크(20.0%), 노르웨이(13.0%), 영국(12.7%), 핀란드(11.7%), 스웨덴(10.8%), 일본(9.2%), 캐나다(9.1%)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미국의 경우 3.6%로, 20위다. 지난해 12월 0.3%, 지난 4월 1%에서 많이 개선됐지만 아직 3%대에 머물러 있다. 미국의 백신 접종률은 59% 정도다.
반면 아프리카는 12억 인구 중 6% 정도만 백신을 맞았다.
전문가들은 백신을 맞지 않은 곳에서 바이러스가 오래 순환할수록 전염성이 높은 변이가 출현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있다. 스파이크 단백질 32개를 포함해 총 50개가 넘는 돌연변이를 일으킨 오미크론이 남아프리카에서 나타난 것은 우연이 아니라는 것이다.
글렌다 그레이 남아공의학연구위원회 위원장은 WP에 "사람들이 충분히 백신을 맞을 때까지 이런 일은 반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남아공은 이스라엘, 영국 등에 이어 많은 국가들이 남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해 신속하게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에 항의하고 있다.
남아공 당국은 오미크론이 남아공에서 처음 발견된 것은 자국의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및 새로운 변이 검출 능력에 기인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뛰어난 과학은 처벌(입국 제한)이 아닌 박수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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