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대다수 '접종완료'한 첫 명절…거리두기에 달렸다
3차접종 50% 넘었지만…오미크론 유행 증폭 우려
전문가들 "2차 접종자 감염 위험…방역 준수 중요"
방역강화 없이 체계 전환 '천천히'…유행규모 변수
작년 명절 거리두기에도 이동량 증가에 유행 늘어
"오미크론 전파속도 월등히 빨라…이번엔 다를 듯"
[서울=뉴시스] 김병문 기자 = 설 명절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귀성길에 오르고 있다. 2022.01.28. [email protected]
특히 이번 설은 오미크론 변이 유행의 분수령이다. 일일 확진자 1만명선을 돌파한 이때 연휴 기간 전파 양상에 따라 유행 규모가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예측된다. 이 때문에 거리두기를 비롯한 방역 수칙 준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30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에 따르면 지난 25일 오후 3시께 전 국민 백신 3차 접종률이 50%를 넘었다. 2차 접종률은 앞서 85%를 돌파했다.
접종 완료자는 설 연휴 직전인 28일 0시 기준으로 3차 접종을 마친 2636만명과 2차 접종 후 180일이 지나지 않은 인원 등을 포함하면 적어도 70%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설은 사실상 국민 대다수가 접종 완료자인 상태에서 맞는 첫 명절이다. 지난해 설 연휴(2월11~14일)에는 접종을 시작하지 않았다. 추석 연휴(9월18~22일) 전후는 50대 이하 일반 국민 접종이 한창 진행 중일 때로, 연휴 직전인 9월18일 0시 기준 2차 접종률은 42.7%에 불과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의 빠른 전파 속도, 높은 백신 면역 회피율, 2차 접종 후 시간 경과에 따른 면역 감소 등을 고려하면 2차 접종만 끝낸 이들도 감염에 취약하다고 보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번 접종으로 오미크론 변이 감염 예방이 어렵다. 접종 완료자는 사실상 3차 접종률인 50%"라며 "3차 접종자도 돌파감염을 조심해야 하지만, 2차 접종자는 더더욱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전문가들 모두 이번 연휴 기간 오미크론 유행이 커지지 않도록 고향이나 타 지역 방문, 만남 자제 등 거리두기 수칙 준수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11월 단계적 일상회복 전환 이후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나면서 사적모임 인원과 영업시간 등을 제한하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시 시행됐다. 여기에 델타 변이보다 전파 속도가 2배 이상 빠른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으로 자리잡으면서 모임은 최대 6명까지, 영업시간은 오후 9시까지 제한되는 거리두기 수칙이 적용 중이다.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 중증화율이 델타 변이의 4분의 1 이하라는 특성을 들어 현 수준의 거리두기를 더 강화하지 않고 오미크론 변이 유행을 통제할 방침이다. 위중증 환자 수가 300명대로 줄었고, 추가 병상을 확충해 의료 여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목표는 현 방역 수준을 유지하면서 중환자 중심의 검사·치료체계로 차근차근 전환하는 것이다.
[안성=뉴시스] 김종택 기자 = 오미크론 대응 단계 전환이 본격 시행된 지난 26일 오전 경기도 안성시보건소의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신속항원검사(RAT)를 받고 있다. 안성을 비롯해 광주, 전남, 평택 등 4개 지역에서는 오늘부터 60세 미만인 경우 자가검사키트로 검사한 뒤 양성이 나오는 경우에만 유전자 증폭(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2022.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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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S통신사에서 받은 휴대전화 이동량 자료를 보면 지난해 설 연휴가 낀 2월8~14일 전국 이동량은 2억2937만건으로, 직전 주인 2월1~7일 2억386만건보다 12.5% 늘었다. 이동량 증가 영향에 주간 평균 국내발생 확진자 수는 2월8~14일 350.1명에서 2월15~21일 467.3명으로 117.2명 늘었다.
추석 연휴가 낀 9월13~19일, 20~26일 전국 이동량은 각각 2억4569만건, 2억4993만건으로 직전 주(9월6~12일) 2억3302만건보다 각각 5.4%, 5.1% 늘었다. 주간 평균 국내발생 확진자 수는 9월13~19일 1819.3명에서 9월20~26일 2151.0명으로 331.7명 급증했다. 유행 급증으로 9월24일 하루에만 당시로서는 가장 많은 3268명이 확진됐다.
지난해 설은 알파 변이가 우세종이 되기 전인 반면 추석에는 이미 델타 변이 점유율이 100%에 도달할 때였다. 이동량 증가량은 추석 연휴가 설 연휴보다 적었지만, 빠른 델타 변이 전파력 등으로 유행 속도 증가 양상이 다르게 나타났다.
델타 변이보다 2배 이상의 전파력을 가진 오미크론 변이가 이번 연휴에 확산하면 확진자 수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질병관리청은 다음 달 3만명, 3월 말 최대 12만명이 늘어난다고 예측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3월 말 20만명이 발생할 것으로 봤다.
이 같은 예측에 더해 이번 연휴에는 이동량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행 확산에도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교통부와 교통안전공단의 교통수요 전망 분석에 따르면 설 연휴 기간 총 2877만명, 하루 평균 480만명이 이동할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해 설 409만명보다 17.4% 늘어난 수치다.
김 교수는 "설 명절 지나면 하루 3만~5만명 수준으로 유행이 증폭할 수 있다. 오미크론 변이 중증화율이 이전보다 5분의 1 수준으로 낮더라도 확진자가 이전보다 10배 이상 늘어나면 위중증 환자는 2배 이상 발생한다"며 "무엇보다 거리두기, 개인 방역수칙 준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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