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극히 어려워" 러-우크라 평화협상 난항(종합)
푸틴, 민간인 학살 의혹 "가짜뉴스" 반발
美 국방부, 러 마리우폴 점령 못했다 평가
마리우폴 현지서 민간인 사망 2만명 추정
英, 마리우폴 화학무기 사용시 강력 대응시사
[아무르(러시아)=AP/뉴시스]12일(현지시간) 러시아 극동 아무르주의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오른쪽)이 발언하고 있다. 가장 왼쪽에는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서 있다. 양 국 정상은 이날 회담을 가지고 공동 기자회견을 했다. 2022.04.13.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의 민간인 학살, 화학무기 사용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양국의 평화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자국 군의 민간인 학살 의혹은 가짜 뉴스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12일(현지시간) 타스 통신, CNN 등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극동 아무르 지방의 보스토크니 우주선 기지를 방문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와 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을 가지고 우크라이나와의 평화 협상이 "교착 상태(dead end)"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가 지난 3월 말 터키 이스탄불에서 타결된 합의에서 벗어난 사실 때문에 회담이 복잡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에서의 민간인 학살 의혹은, 미국 측이 대량살상무기가 있다며 이라크를 침공했던 사례를 거론하며 "부차에서도 이와 같은 가짜 깃발 작전이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에서의 특별 군사작전에 대해 "러시아의 작전은 계획에 따라 진행되고 있으며 모든 초기 목표가 달성되면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당초 총참모부가 제안한 계획에 따라 "예정대로 측정된 속도로 행동할 것"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서방의 "(대러) 제재 기습 공격"은 실현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경제와 금융 시스템은 오히려 견고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어떤 제재도 우리를 굽히거나 궤도에서 벗어나게 할 수 없다"며 "어려운 조건 아래 러시아 사람들, 러시아 국민은 언제나 함께 서있다는 것"을 서방 국가들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늘날 세계에서 누구라도 완전히 고립시키는 것은 전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도 러시아와의 평화 협상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1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러시아와의 평화 협상에 대해 "협상은 극히 어렵다"고 밝혔다. 협상은 "계속 진행 중이다"고 덧붙였다.
[마리우폴=AP/뉴시스]지난 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마리우폴의 마리우폴 극장 내부가 지난달 발생한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파괴돼 있다. 2022.04.13.
우크라이나 동부 마리우폴에서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해서는 영국이 강력한 대응을 시사했다.
제임스 히피 영국 국방부 차관은 이날 BBC에 러시아가 화학무기를 사용했다는 증거가 나온다면 국제사회가 대응과 관련해 "모든 선택지를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히피 차관은 "화학무기가 쓰였다면 이는 영국 총리(보리스 존슨) 는 물론 세계 다른 지도자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같은 날 "미국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의) 화학무기 사용을 확인하지 못했다"면서도 "러시아군이 다양한 종류의 작용제(riot control agents)을 사용했을 수 있다는 믿을만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마리우폴을 점령하기 위한 공격적인 캠페인의 일환으로, 더 강력한 증상을 일으키는 화학 작용제를 혼합한 최루가스 등을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트너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화학무기의 잠재적 사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장비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또 우크라이나의 화학무기 잠재적 사용 조사를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마리우폴은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크름반도(러시아식 표기 크림반도)와 동부 돈바스 지역을 육로로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지다.
특히 우크라이나 북부에서 철수한 이후 러시아가 동부 돈바스에 공세를 집중하고 있는 만큼, 크름반도와 마리우폴을 통해 도네츠크와 루한스크로 병력과 물자를 이동시킬 수 있게 된다.
이에 러시아군은 마리우폴 점령을 위해 힘을 쏟는 것이다.
미국 국방부는 이날 아직 러시아가 마리우폴을 완전히 점령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했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오늘 마리우폴에서 여전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평가한다. 우크라이나인들이 러시아가 점령하려는 것으로부터 마리우폴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도시가 파괴되는 사진을 봤겠지만, 우크라이나인들은 여전히 싸우고 있다는 것이 우리의 평가다"고 말했다.
마리우폴에서의 민간인 사망자가 2만 명을 넘었다는 추정도 나왔다.
마리우폴이 있는 도네츠크주(州)의 파블로 키릴렌코 주지사는 이날 "마리우폴 상황은 사상자 수를 언급하기 어렵게 만들었다"며 "시내는 포위 공격을 받았으며 봉쇄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현재 마리우폴에서 2만 명에서 2만2000명의 사망자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키릴렌코 주지사는 마리우폴에서 러시아군의 화학무기 공격 가능성에 대한 보도는 언급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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