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안철수, 백선엽 추모식서 마주쳤다…간장·미끼에 긴장감
李-安, 백선엽 장군 2주기 추모식 나란히 참석
李, '간장'에 "여러 해석"…安·장제원 선전포고?
安, 측근 '미끼' 발언에 "신빙성 없다" 거리두기
최고위원 추천 이견 "대국민약속 지켜야" 강조
당 윤리위 심의 앞두고 내주 갈등 더 고조될 듯
[칠곡=뉴시스] 이무열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이철우 경북도지사, 안철수 의원이 25일 오후 경북 칠곡군 다부동 전적기념관에서 열린 6·25전쟁 72주년 기념 및 백선엽 장군 2주기 추모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경북도 제공) 2022.06.2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런 가운데 안 의원은 익명의 측근이 인터뷰를 통해 밝힌 "김성진 아이카이스트 대표가 던진 미끼를 안 물었길 진심으로 기원한다"는 발언에 대해 "신빙성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이 대표와 안 의원 간 갈등은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경북 칠곡군 다부동전적기념관에서 열린 6·25전쟁 72주년 기념식 및 백선엽 장군 서거 2주기 추모행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간장'의 뜻을 묻는 말에 "제가 페이스북에 쓰거나 SNS를 통해 발표하는 입장은 따로 부연해서 설명하지 않는다. 여러 가지 해석 가능성을 놓고 바라보시면 될 것 같다"며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이날 추모행사에는 안 의원도 참석했다.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 2명 추천 등을 두고 이견을 보여 온 두 사람이 한자리에 모여 관심이 집중됐다. 특히 두 사람은 전날 직·간접적으로 신경전을 벌인 바 있어 이날 만남이 상당히 껄끄러울 것으로 예측됐다.
이 대표는 전날 SNS에 "디코이(미끼)를 안 물었더니 드디어 직접 쏘기 시작했다. 이제 다음 주 내내 간장 한사발 할 거 같다"라는 내용의 의미심장한 글을 올렸다. 글 밑에는 최근 이 대표를 둘러싼 당 내홍과 관련해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이 "대통령을 돕는 정당이 맞는가"라고 우려한 기사를 공유했다.
이 대표가 남긴 글 가운데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것은 '간장'이었다. 안 의원을 비하하는 표현인 간철수(간보는 안철수)와 장 의원을 지칭하는 인터넷 은어로 풀이된다.
이는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으로 당 중앙윤리위원회 징계 절차를 앞둔 이 대표가 반대 세력인 안 의원과 장 의원이 자신을 위기 상황으로 몰고 있다고 보고, 이 대표가 두 사람에게 선전포고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칠곡=뉴시스] 이무열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의원,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이 25일 오후 경북 칠곡군 다부동 전적기념관을 방문해 구국용사충혼비에 분향하고 있다. (사진=경북도 제공) 2022.06.2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자 이 대표는 해당 기사를 공유하며 "안 의원 측에서 윤리위에 특별한 관심이 있다. 뭔가 아는 것도 많은 것 같고, 갑자기 왜 이런 말을 하기 시작했나"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나 안 의원은 이날 행사 이후 익명 관계자 발언에 대해 "그 관계자들이 누군지는 모르겠다. 어차피 제가 제 입으로 한 이야기가 아니면 거기에 대해 그렇게 신빙성을 두지 않으셔도 된다"며 거리를 뒀다.
당내 윤리위 상황에 대해선 "전혀 정보가 없다. 현재로서는 보좌진들 면접을 보고 내부에 제가 일할 수 있는 여러 정비를 하는 것이 급하다"며 "제가 당직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 당직을 맡으신 분들이 책임 있게 판단할 것"이라고만 했다.
[칠곡=뉴시스] 이무열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의원, 이철우 경북도지사 등이 25일 오후 경북 칠곡군 다부동 전적기념관을 방문해 구국용사충혼비에 분향하고 있다. (사진=경북도 제공) 2022.06.2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우선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최고위원 추천과 관련해 양측 모두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안 의원은 "협상의 문제가 아니라 대국민 약속 아니겠나. 단일화를 통해 정권 교체가 됐고, 합당을 통해 지방선거를 이겼다. 대국민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 추천을 재고할 여지가 없는가란 질문에는 "국민의당 출신도 아니고 국민의당에서 추천한 인사로 한다고 분명히 돼 있다"며 "만약 이견이 있었다면 조금 더 자세하게 그런 점을 명시했어야 했다"고 했다.
이와 달리 이 대표는 '안 의원과 최고위원 추천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는가'란 질문에 "자리 배치상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가운데 앉아 따로 안 의원과 긴밀한 대화를 나누지는 못했다"며 "그런 문제는 여의도에서 언제든 정리할 수 있는 문제"라고 답했다.
또 이 대표가 다음 달 7일 열리는 윤리위 징계 심의 전까지 자신에게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작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윤리위의 부당함을 호소하는 한편, 당 안팎에서 가해지는 공격에 적극 대응 것으로 관측된다. 반대 세력으로 인식되는 안철수·장제원 의원과의 갈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이 대표는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6·25전쟁 제72주년 행사에 불참한 이유에 대해 "불참한 것이 아니다. 당대표가 된 후 처음으로 대전현충원을 방문했다"며 "장충체육관은 많은 관계자들이 참석하지만 대전현충원이나 다부동 전적지는 상대적으로 적은 관심을 받을 수 있어 따로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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