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역 살인 피의자 신상공개될까...흉악범 얼굴 공개 기준은

공개 결정하면 바로 얼굴·이름·나이 등 공개

중대 피해·충분한 증거·공공의 이익 등 기준

앞서 오원춘·김길태·김영학·김성수 등 공개돼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에서 전 직장동료인 20대 여성 역무원을 살해한 A(31)씨가 지난 16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2.09.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전재훈 기자 = 직장 동료를 불법촬영하고 스토킹한 혐의로 재판을 받던 중 서울 지하철 신당역에서 피해자를 흉기로 살해한 30대 남성의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경찰이 19일 결정할 예정이라 주목된다. 경찰은 피해가 중대하고 범죄가 소명됐다면 공공의 이익을 고려해 얼굴과 나이 등을 공개할 수 있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이날 보복살인 혐의를 받는 A(31)씨에 대한 피의자 신상공개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A씨는 지난 14일 오후 9시께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 내부 화장실에서 자신과 서울교통공사 입사 동기였던 여성 역무원 B(28)씨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법원은 16일 A씨에게 증거 인멸 및 도망의 우려가 있다고 보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후 경찰은 A씨의 혐의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살인으로 변경했다.

신상공개위가 공개 결정을 내릴 경우, 경찰은 당일 바로 A씨의 얼굴과 이름, 나이 등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특정강력범죄법)에 따라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사건 ▲죄를 범했다고 믿을 충분한 증거 ▲국민 알권리, 피의자의 재범방지 및 범죄예방 등 공공의 이익 ▲피의자가 청소년(만 19세 미만)에 해당하지 아니할 것 등의 요건을 모두 충족시키면 얼굴과 성명, 나이 등을 공개할 수 있다.

A씨는 이미 B씨에 대한 불법촬영 및 스토킹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었고, 1심 선고 예정일 하루 전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 지하철 내에서 피해자를 살해, 잔혹한 범행이라는 비판이 높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한 만큼 범죄 혐의 역시 어느 정도 소명된 것으로 보인다. A씨 역시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고 나온 뒤 "죄송하다"며 사실상 범행을 시인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는 이와 더불어 국민 알권리 등 차원에서 A씨의 신상을 공개하는 것이 타당한지 여부를 논의한다.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의는 경찰 내부위원 3명과 외부위원 4명으로 구성된다.

흉악범 신상공개의 필요성은 2009년 1월 검거된 강호순 사건을 계기로 도마에 올랐다.

경찰은 2010년 3월 부산 여중생을 납치 살해한 김길태 사건 당시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흉악범의 얼굴을 공개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한 달 뒤인 4월15일 '특정강력범죄법'이 개정되면서 흉악범의 신상공개 기준이 신설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같은 해 6월 서울 영등포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8살 여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한 김수철의 얼굴과 신상을 공개했다.

2012년에는 수원 팔달산 토막살인범 오원춘의 신상이 공개됐다. 2014년 팔달산 토막살인 사건의 박춘풍, 2015년 경기 시흥시 토막살인범 김하일, 경남 창원 무학산 살인사건 정덕규, 2016년 안산 방조제 토막살인범 조성호, 서울 수락산 등산객 살인사건 김학봉, 2017년 경남 창원 골프연습장 주부 납치·살인사건 강정임·심천우, 용인 일가족 살인사건 김성관의 신상이 공개됐다.

이외에도 '어금니 아빠' 이영학,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김성수, 진주 아파트 방화 살인사건 안인득, 연쇄살인범 최신종 등의 신상이 공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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