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가시는 길 안전하게" 고속道 순찰대 '동분서주' 활약
설 연휴 귀성·귀경길 안전 지킴이, 24시간 비상근무 체제
상황실선 8개 노선·458㎞ 실시간 관제…긴장·안도감 교차
과속·얌체 운전 단속에도 분주…"즐거운 명절 위해 만전"
[담양=뉴시스] 변재훈 기자 = 전남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5지구대 경찰관들이 설 명절 연휴 셋째 날인 23일 오전 청사 상황실에서 호남고속도로 내 차량 3중 추돌 사고 현장 실시간 CCTV영상을 지켜보고 있다. 2023.01.23. [email protected]
[담양=뉴시스] 변재훈 기자 = "여기는 열셋. 호남선 88K 천안 방면 추돌. 북광산부터 정체."
설 연휴 셋째 날인 23일 오전 전남 담양군 고속도로순찰대 5지구대 상황실은 현장 무전음이 쉴 새 없이 울려 퍼졌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상황판에서는 사고 구간·상습 정체도로 등을 비추는 실시간 CCTV 영상이 표출됐다.
오전 10시 40분. 한국도로공사가 관제 영상을 통해 호남고속도 천안 방면 88K 지점(월곡) 1차로에서 SUV 차량 3대가 추돌했다는 상황을 알려왔다. 순간 긴장감이 감돌았다. 각 고속도로 주요 요금소·나들목 영상을 표출하던 상황판은 삽시간에 사고 지점을 비롯한 호남선 주요 구간 영상으로 바뀌었다.
10여 년 근무 경력의 한병주 경위는 표출 CCTV 영상을 수시로 바꿔가며 사고 지점 전후 구간 내 통행량을 살폈다. 현장 순찰차에 곧장 무전으로 출동 소요 시간 등을 확인했다. 또 사고 지점과 1㎞ 떨어진 호남선 87K 지점(북광산)부터 전 차로 정체가 발생했다고 알렸다.
홍석길 팀장도 일어선 채 상황판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았다. 사고 현장 도착까지 2차 사고 위험은 없는지, 수습 과정에서 앞뒤 구간 교통 흐름 등을 꼼꼼히 점검했다.
출동 무전을 받은 현장 순찰차가 회차 지점을 수십㎞ 급히 돌아 도착했다. 순찰차는 정차 직후 경광등을 높이 들어올려 주변 차량에 사고 상황을 알리고 서행을 유도했다.
뒤따른 도로공사 차량도 대형 차선 변경 유도등을 켠 채 안전한 사고 수습을 도왔다. 그제서야 상황실은 안도했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공동 대응을 요청한 119구급차 2대도 환자가 없음을 확인하고 현장을 그대로 통과했다. 사고 차량 2대는 견인 없이 현장을 빠져나와 안전한 인근 갓길로 옮겨졌다.
출동 경관들은 무전으로 간략한 사고 경위와 운전자간 보험 처리 종결 사실 등을 상황실에 알렸다.
다만 대형 SUV 1대가 사고 충격으로 누유까지 발생, 견인되기까지 30분 이상 걸렸다. 견인 직후 도로공사 관계자들은 도로 위 사고 잔해물을 치웠고, 미끄러짐 사고 예방을 위해 노면에 떨어진 유류를 제거했다.
[담양=뉴시스] 변재훈 기자 = 전남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5지구대 경찰관들이 설 명절 연휴 셋째 날인 23일 오전 청사 상황실에서 호남고속도로 내 엔진룸 연기 발생 차량의 실시간 CCTV영상을 지켜보고 있다. 2023.01.23. [email protected]
43분 만에 상황이 끝나자 마자, 이번엔 호남고속도 순천휴게소 4K 지점 상행선을 달리던 승용차에서 '연기가 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상황판 영상은 사고 지점을 중심으로 16분할 화면으로 바뀌었다.
다행히 승용차는 갓길에 정차, 화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탑승자 2명도 안전 대피했다. 상황실은 소방차에 긴급 출동 진입 지점을 안내하고 2차 사고 예방에 힘썼다.
오전 11시 10분에는 영암~순천선 해룡터널 106.6K 지점에서 차선 변경 도중 측면 충돌 사고가 발생, 2·3차로 일부 구간이 막히는 '병목 현상'이 발생했다.
순찰차 도착 예정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확인되자, 한 경위는 재빨리 순천경찰서에 순찰차 지원을 요청했다. 순찰차 1대 당 관할 구간이 넓어 종종 발생하는 일이며, 효율적인 사고 수습을 위해 빠른 공조 요청이 중요하다고 상황실 측은 설명했다.
비슷한 시간대 호남고속도로 천안 방면 원덕1교 터널 입구 114K 지점에서도 추돌 사고가 발생, 상황 관제는 이원화됐다.
한 경위는 "아무래도 차량 통행량이 급증하는 명절이 가장 바쁠 수 밖에 없다. 이제는 가족들이 이해하지만 자녀가 어릴 때에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며 "국민들이 가족·친지·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길이 안전하도록 명절 근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담양=뉴시스] 변재훈 기자 = 전남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암행순찰차 경관들이 설 연휴 셋째 날인 23일 오전 관할 한 고속도로에서 과속 차량을 추적·적발하고 있다. 2023.01.23. [email protected]
암행순찰차도 부지런히 관할 도로를 누볐다. 배기량 3000㏄이상 고성능 차량인 암행순찰차는 곡예 주행 차량, 제한속력을 시속 20㎞ 이상 초과한 차량 등을 발견하자마자 속력을 올렸다.
조수석 측에 놓인 단속 단말기가 번호판·속력을 인식할 수 있는 거리까지 간격을 좁히자, '띠링띠링'하는 소리가 울렸고 단말기 화면 내 과속 차량 주변에 빨간색 사각형이 표시됐다. 곧바로 번호판과 주행 속도가 소수점 한자리까지 측정됐다.
단 30여 분 단속에서 총 5대가 적발됐다. 단속 정보 검수를 거쳐 전산시스템에 입력, 과태료 부과 절차가 진행된다. 제한 속도를 시속 80㎞ 이상 넘긴 '초과속 차량'은 정차를 유도, 신원 확인 뒤 형사 입건된다.
암행순찰차는 하루 평균 주행거리가 400㎞ 안팎에 달하고 급가속도 잦다. 때문에 늘 위험을 안고 달린다.
순찰차를 몰던 이동열 경감은 "시속 239㎞ 까지 달리는 차량을 5㎞ 이상 뒤쫓은 적도 있다. 사고 위험 부담이 크다"며 "국민들이 과속 운전의 위험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휴 중 순찰대 경찰관 80여 명이 번갈아 근무하며 하루 또는 이틀만 쉰다. 하루 평균 30여 명이 현장을 지킨다.
상황실 1개 팀(4명)이 관할 8개 고속도로(▲남해 ▲무안~광주 ▲광주~대구 ▲서해안 ▲호남 ▲순천~완주 ▲고창~담양 ▲광주외곽고속도)내 모든 상황을 관제한다. 총 길이만 458㎞에 달한다.
구간 순찰차 8대, 암행 순찰차 3대는 정체구간 교통 지도, 갓길 주행·과속 단속을 펼친다. 연휴 기간 내내 헬기도 이륙해 관할 고속도로 전 구간 교통관리 상황 파악·전파 등을 돕는다.
홍석길 팀장은 "고속도로에선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지기 쉽다. 접촉 사고가 나면 수습 과정에서 주행 차선 위에 서성이면 안 된다. 가능하다면 차량을 갓길로 옮기고 도로 안전울타리(가드레일) 바깥으로 몸을 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고속도로 사고는 과속 또는 졸음운전에서 비롯된다"며 "귀성·귀경길 운전에 앞서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고향을 오가는 국민이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도착해 즐거운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1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고속도로순찰대 5지구대 관할 고속도로 내 접촉사고는 11건, 교통법규 위반 적발은 130여 건으로 잠정 집계됐다.
[담양=뉴시스] 변재훈 기자 = 전남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5지구대 경찰관들이 설 명절 연휴 셋째 날인 23일 오전 청사 상황실에서 지역 내 고속도로 실시간 CCTV영상을 지켜보고 있다. 2023.01.2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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