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감소·가치관 변화에…작년 혼인건수 또 역대 최소
통계청, 2022년 혼인·이혼 통계 발표
작년 혼인건수 19만2000건…전년비 0.4%↓
결혼 가치관 변화…출산율 동반 하락 우려
숲속 결혼식. (사진=국립공원공단 무등산국립공원사무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용윤신 기자 = 지난해 혼인 건수가 또 다시 역대 최소 기록을 갈아 치웠다. 20~40대 인구가 줄어든 영향과 결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국민들의 가치관 변화가 복합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는 출산율 하락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다만 지난해 3~4분기부터 코로나19로 지연된 혼인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 비춰보면 반짝 반등도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1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혼인신고 기준)는 19만2000건으로 1년 전보다 0.4%(800건) 줄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70년 이래 역대 가장 적은 수준이다. 지난 2012년부터 최근 11년 연속 감소세다.
혼인 건수는 2년 연속으로 20만건을 밑돌았다. 1996년 43만건으로 정점을 찍은 혼인 건수는 외환위기를 겪던 1997년에 30만건대까지 내려왔다. 2016년에는 20만건으로 떨어졌고 지난 2021년 5년 만에 10만건대에 진입한 바 있다.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뜻하는 조혼인율도 3.7건으로 전년 대비 0.1건 줄면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25~49세 연령이 줄어드는 등 인구구조 영향으로 혼인건수가 감소되고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임 과장은 "저희가 사회조사 결과에서도 결혼에 대한 '해야 된다', '하는 게 좋다'라는 견해의 비중이 20대 57.7%에서 2022년 35.1%로 감소가 되는 것을 보면 '결혼을 해야 된다'는 가치관의 변화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감소 속도는 완화된 모습이다. 혼인 증감률은 2019년 -7.2%, 2020년 -10.7%, 2021년 -9.4%를 기록했지만 지난해에는 -0.4%를 기록하며 둔화했다.
임영일 과장은 "코로나 때문에 그동안 미뤄왔던 혼인 건수가 2021년도 1분기, 2분기는 전년 동월 대비해서 감소했고 3분기, 4분기는 전년 동월 대비로 증가했다"며 "3월, 4월에 코로나 피크(정점)를 찍은 뒤 하반기부터는 완화됐기 때문에 결혼 건수가 늘어난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와 여자가 각각 33.7세, 31.3세로 1년 전에 비해 각각 0.4세, 0.2세 상승했다.
초혼 연령은 꾸준히 오르는 중이며 남녀 모두 1990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남자와 여자의 평균 초혼 연령은 각각 1.6세, 1.9세로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남자는 30대 초반(30~34세), 여성은 20대 후반(25~29세)에 결혼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연령별로 보면 남자는 30대 초반(6만8000건·35.7%), 20대 후반(3만8000건·19.6%), 30대 후반(3만6000건·18.9%) 순으로 많았다.
[서울=뉴시스]
전년 대비 혼인건수는 20대 후반(3000건·-8.4%)에서 가장 많이 감소했고, 40대 초반(2000건·10.0%)에서 가장 많이 증가했다.
여자의 경우 30대 초반(6만4000건·33.5%), 20대 후반(5만9000건·30.8%), 30대 후반(2만5000건·12.9%) 순으로 혼인 건수가 많았다.
1년 전과 비교하면 20대 후반(-5000건·7.2%)에서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하고 30대 초반(2000건·3.9%)에서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연령차별 초혼 건수로 보면 남자 연상 부부는 9만5000건으로 전년 대비 0.4% 감소했다. 동갑 부부와 여자 연상 부부는 2만4000건, 2만9000건으로 각각 2.9%, 0.6% 줄었다.
비중으로 따지면 남자 연상 부부는 64.4%로 0.1%포인트(p) 늘고 여자 연상 부부는 0.2%p 뛴 19.4%로 조사됐다. 동갑 부부 비중은 16.2%로 0.4%p 감소했다.
외국인과의 혼인은 1만7000건으로 27.2%(4000건) 증가했다. 전체 혼인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9%p 늘어난 8.7%다.
외국인 아내의 국적은 베트남(27.6%), 중국(19.0%), 태국(16.1%) 순으로 비중이 컸고, 남편의 국적은 미국(29.6%), 중국(16.1%), 베트남(12.6%) 순이었다.
시도별로 조혼인율은 세종이 4.4건으로 가장 많았다. 제주(4.0건), 경기(4.0건) 순으로 높았다.
임 과장은 "코로나가 어느 정도 완화가 되면서 출입국도 규제가 완화가 되면서 입국자가 늘었고, 더불어서 외국인과의 혼인이 증가된 것으로 보시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혼인 감소가 향후 출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임 과장은 "출생아 중에서 결혼 후 5년 이내 출산이 2022년 기준으로 72.5%였는데 아무래도 혼인이 줄어들면 출산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 상반기에는 혼인 건수가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임 과장은 "올해 상반기 중에는 전년 동월 대비로는 조금 증가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혼인이) 지연됐던 부분들이 3분기, 4분기 이후로 증가했기 때문에 그런 추세가 상반기 중으로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이 1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2년 혼인·이혼 통계를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혼인건수는 19만 2000건으로 전년대비 0.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2023.03.16.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