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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규제 풀자 오피스텔 '찬밥'…분양가보다 1억 싸도 '시큰둥'

등록 2023.03.28 06:00:00수정 2023.03.28 15:4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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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아파트 규제 완화…아파트 대체재 투자 수요 '뚝'

오피스텔 거래량 급감…"가격 하향 조정 당분간 지속"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오피스텔 경쟁률이 평균 1.2대 1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진 27일 서울의 한 오피스텔 분양홍보관 모습.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경쟁률이 24.9대1이었던 것에 비하면 분위기가 완전히 뒤바뀐 상황으로 집값 하락, 금리 인상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022.11.27.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오피스텔 경쟁률이 평균 1.2대 1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진 27일 서울의 한 오피스텔 분양홍보관 모습.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경쟁률이 24.9대1이었던 것에 비하면 분위기가 완전히 뒤바뀐 상황으로 집값 하락, 금리 인상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022.11.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지금이라도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로 내놓아야 할까요?"

오는 7월 준공을 앞둔 오피스텔에 청약했던 회사원 최모(45)씨는 뉴시스 취재진에게 "손해를 감수하면서 분양권을 처분하려고 하는데 몇 달째 매수 문의 연락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씨는 "7월이 준공이라 등기(등록)를 쳐야 하는데, 찾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며 "프리미엄을 좀 더 받으려고 분양권을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집값이 급등하면서 아파트 대체재로 떠오르며 광풍이 불었던 오피스텔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금리 인상 여파로 부동산 투자 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데다, 올해 들어 아파트 관련 규제가 대거 완화되면서 '대체 주거 상품'을 향한 주택 수요가 자취를 감췄다.

지난 정부때까지 오피스텔은 아파트 시장 규제와 맞물려 인기 투자처로 주목을 받았다. 아파트와 달리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계약금만 가지고 투자했다가 당첨되면 수천만원의 웃돈을 챙길 수 있었다. 수도권은 물론이고 지방까지 청약 열풍이 거세게 불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아파트 관련 규제가 대거 완화되면서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특히 최근 분양가보다 1억원 넘게 저렴한 가격에 분양권을 넘기겠다는 마이너스 프리미엄 물건이 쏟아지고 있으나, 사실상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억대 프리미엄을 노리고 무분별하게 청약했던 투자자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난해 오피스텔 매매 건수가 감소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오피스텔 매매 건수는 2021년(6만2284건)에 대비 34% 감소한 4만1176건으로 집계됐다. 전용면적 구간별로 보면 ▲85㎡ 초과 543건(전년 대비 78% 감소) ▲60㎡ 초과∼85㎡ 이하 4541건(54% 감소) ▲40㎡ 초과∼60㎡ 이하 5832건(45% 감소) ▲20㎡ 초과∼40㎡ 이하 2만5472건(27% 감소) ▲20㎡ 이하 4788건(12% 증가) 등으로 나타났다.

올해 서울에서 분양한 오피스텔 청약 경쟁률도 아파트에 비해 뚝 떨어졌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 들어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 3개 단지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57대1를 기록한 반면, 오피스텔 4개 단지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1.2대1에 그쳤다.

실제 분양가보다 저렴한 분양권이 속속 나오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중구 주거용 오피스텔 '브릴란테 남산'(전용면적 33㎡)의 분양권은 5억2300만원에 매물이 나왔다. 오는 8월 입주를 앞둔 이 단지는 지난해 5월 5억4300만원에 분양됐다.

전문가들은 고금리 기조와 부동산 경기 위축이 이어지면서 오피스텔의 가격 하향 조정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아파트를 대상으로 한 강력한 규제로 오피스텔이 반사이익을 누리며 투자 상품으로 인기를 많았으나,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 완화로 대체 상품을 향한 투자 수요가 위축됐다"며 "입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가 맞물리면서 투자 수요가 줄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대출 비중이 높은 수익형 부동산 특성상 가파른 금리 인상 영향을 많이 받는다"며 "고금리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오피스텔 가격 하락 조정이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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