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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가스 ETN 청산 후폭풍…개미들 어쩌나

등록 2023.06.12 14:2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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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상장된 레버리지 ETF 370억 사들여

"조기 청산 기준 이해 안돼, 불안감도 여전"

천연가스 ETN 청산 후폭풍…개미들 어쩌나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천연가스 관련 레버리지 상장지수증권(ETN)이 줄줄이 조기 청산되면서 개미들의 반발이 나오고 있다. 반등에 따른 수익을 기대했으나 조기 청산으로 기회를 얻지 못한 것이다. 이로 인해 청산되지 않은 ETN이나 해외증시에 상장된 관련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미래에셋증권, KB증권,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등 5개 증권사가 운영하는 천연가스 레버리지 관련 ETN이 조기청산됐다. 앞서 지난 2일에는 한국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의 천연가스 레버리지 ETN이 조기청산 된 바 있다.

장 종료 시점 상장지수증권의 실시간 지표 가치(IIV)가 1000원 미만인 경우, 조기 청산된다. 이는 지난 2020년 7월말 도입된 제도다.

천연가스의 가격은 지난해 8월 고점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천연가스 선물은 지난해 8월23일(현지시간) 10.02달러에 거래됐으나 지난 9일 2.25달러에 마감했다. 이 영향으로 국내증시에 상장된 천연가스 레버리지 ETF 9개 가운데 7개가 조기청산됐다.

다만 이번 청산에 대한 개인투자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IIV 1000원 미만이라는 이유로 조기청산이 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천연가스 가격 반등시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기대감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개인투자자들은 "조기청산 요건에 해당되는 1000원 미만을 어떤 기준으로 잡은 것인지 이해가 안된다.", "오히려 조기청산으로 투자자 보호가 전혀 안되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와 다른데 왜 선물옵션시장이 아닌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돼 거래하는지 모르겠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는 "IIV가 1000원 이하로 내려가면 호가 단위가 너무 벌어지고, 괴리율이 벌어지는 경우가 있다"면서 "그래서 IIV가 1000원 미만으로 내려갈 경우, 조기청산 하도록 가이드를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조기총산 된 ETN들은 재상장을 추진 중이다. 한 관계자는 "기청산된 ETN들의 경우, 희망하면 같은 날짜에 재상장이 이뤄진다"면서 "오는 23일 재상장 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재상장 되더라도 다시 조기 청산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남아있다. 이에 개인들은 국내증시가 아닌 해외증시에 상장된 관련 상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이 이달 두 번째로 많이 사들인 해외주식은 '프로셰어즈 울트라 블룸버그 천연가스(PROSHARES ULTRA BLOOMBERG NATURAL GAS) ETF'다. 이 ETF는 블룸버그 천연가스 지수의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상품이다.

개인들은 해당 ETF를 이달에만 2849만 달러(약 368억원) 순매수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순매수 상위 50종목에도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천연가스 상승에 베팅하기 시작한 것이다.

또 국내증시에서 유일하게 조기청산이 되지 않는 NH투자증권의 'QV 블룸버그 2X 천연가스 선물 ETN(H)'에도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달 QV 블룸버그 2X 천연가스 선물 ETN을 14억8300만원 순매수했다. 이 ETN은 투자설명서에 조기청산 약정 내용이 누락돼 IIV가 1000원 미만으로 내려가도 조기청산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 한 증권사 관계자는 "청산된 자금들이 다른 천연가스 레버리지 ETN 쪽으로 유입되고 있다"면서 "조기청산이 되지 않는 NH투자증권의 천연가스 레버리지 ETN이 상대적으로 수혜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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