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분양가 따라"…청약시장 수도권 쏠림 초양극화 현상 '뚜렷'

등록 2023.07.12 06:00:00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7월 전국 아파트 분양전망지수 상승…세종만 유일 하락

합리적 분양가·입지 따라 수도권·지방 청약 수요 양극화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사진은 11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단지 모습. 2023.04.11.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사진은 11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단지 모습. 2023.04.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최근 청약시장에서 수도권과 지방간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정부의 대대적인 규제 완화 이후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청약 경쟁률이 회복세를 보이는 반면, 지방에선 청약 미달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침체한 청약시장의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청약 문턱을 대폭 낮췄다. 특히 지난 1·3 부동산 대책을 시작으로, 노후 신도시 특별법 등 각종 규제 완화를 통해 청약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다.

다만 지역과 입지 여건이 양호한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청약 경쟁률이 오르고 있으나, 지방은 오히려 부진한 결과를 보이며 초양극화 현상이 더욱 뚜렷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전국 아파트 청약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올해 하반기 대규모 분양 물량이 풀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달 아파트 분양 전망지수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은 주택사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달 아파트 분양 전망지수가 전월 대비 14.3p(포인트) 오른 97.5를 나타났다.

이 지수는 공급자 입장에서 분양을 앞뒀거나 분양 중인 단지의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다. 지수가 100을 넘으면 청약시장의 긍정적인 전망을 의미한다.

7월 조사에서 수도권은 전달보다 11.3p 올라 102.7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들어 최고치다. 지역별로 서울이 전달 보다 10.3p 상승해 116.2를 기록했다. 지방광역시는 12.3p 오른 93.7, 기타 지방은 16.8p 상승한 98.3으로 집계됐다. 특히 ▲광주 120 ▲대전 114.3 ▲전남 108.3 ▲경남 108.3 ▲충남 107.7 ▲경기100.0 등이 100을 웃도는 지역이 많아졌다. 반면 세종은 전월(92.3)대비 15.4p 감소한 76.9로 집계됐다.

주산연은 이 같은 분양 전망지수 추세와 관련해 "정부의 활성화 대책에 더해 공급 물량 조절, 할인 분양 등 사업자의 자구책으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청약경쟁률이 개선됐고, 분양시장에 대한 긍정적 인식도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세종 등 미분양 우려가 큰 지역에서는 분양 추진에 소극적인 상황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서울에서는 분양 물량 완판 행렬이 이어지고 있지만, 청주와 창원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지방에선 미달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서울에선 세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한 단지가 나올 정도로 청약 열기가 뜨겁다. 분양 업계에 따르면 서울 은평구 신사동 ‘새절역 두산위브 트레지움’은 일반분양에서 모든 가구의 계약이 끝나 완판됐다. 이 단지는 지난 5월 진행한 1순위 청약 당시 121가구에 9550명이 몰리며 78.9 대 1의 평균 경쟁률을 나타냈다. 또 앞서 분양한 서대문구 남가좌동 ‘DMC 가재울 아이파크’ 역시 52가구 모집에 총 4672명이 몰려 89.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분양에 나선 단지는 총 8곳으로 모두 본 청약에서 완판됐다. 등촌 지와인과 엘리프 미아역 2단지가 1순위 청약에서 모집을 채우지 못해 2순위 청약 끝에 마감됐지만, 8개 단지가 모두 본 청약에서 모집을 채웠다.

반면 지방에선 미분양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청약에 나선 경남 수에르떼 밀양은 45가구 모집에 1건도 접수되지 않아 경쟁률 0대 1를 기록했다. 앞서 지난 3월 경남에선 거제 한내 시온 숲속의 아침뷰가 46가구 모집에 1건이 접수됐다.

청약시장 양극화 심화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직방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전국 청약 경쟁률은 18.8대 1로 집계됐다. 전월(9.0 대1)보다 개선됐다. 청약 미달률도 24.4%에서 23.5%로 0.9%p 하락하며 소폭 개선됐다.

하지만 이 같은 회복세는 서울에 집중됐다. 지난달 서울 1순위 청약 경쟁률은 82.2대 1로, 올해 들어 가장 높았다. 청약 최저 가점은 66점이었다. 청약 미달 가구 수를 전체 공급 가구 수로 나눈 청약 미달률도 0%였다.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청약 성적은 부진했다. 경기(42.8대 1)와 광주(11.2대 1), 부산(1.1대 1)을 제외한 모든 권역이 1대 1을 넘지 못했다. 청약 미달률도 경남이 100%에 가까웠고, 대구도 91.2%를 기록했다. 이어 제주 89.7%, 울산 84.0%, 인천 70.0%, 충남 64.3%, 부산 20.8%, 경기 4.2%, 광주 1.0% 등에 미분양 물량이 쌓였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이후 청약 수요가 서울에 집중되면서 지방 미분양이 더 심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신규 청약시장에선 분양가에 따른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일부 완화하더라도 고금리에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청약 대기 수요가 분양가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청약 수요자들의 옥석 가리기가 뚜렷해지면서 합리적인 분양가와 입지 브랜드 등에 따라 분양 성공 여부가 판가름 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주택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청약 시장에선 옥석가리기가 더욱 뚜렷해지고,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주택 수요가 많은 서울과 수도권 지역이라도 분양가와 입지 여건 등에 따라 분양 성적이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