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16% '극단선택 생각한 적 있어'…일반 인구의 2~5배
전교조·녹색병원, 교사 3505명 정신건강 실태조사
교사 38.3% '심한 우울'…학부모 상담 횟수에 비례
언어폭력 경험이 최다…18%는 성희롱·폭력 경험도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공교육 멈춤의 날'인 지난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교육대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서이초 사망교사 49재 추모 촛불집회'에서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서울교대는 고인의 모교다. 2023.09.04. [email protected]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5일 오전 11시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전교조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3 교사 직무 관련 마음 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교조와 녹색병원이 지난달 16~23일 실시한 이번 실태조사에는 유초중고 및 특수·상담·보건·영양·사서교사 3505명이 응답했다. 중등교사(40.7%)와 초등교사(32.5%) 비율이 가장 높았다.
전교조는 교사들의 정신 건강 실태를 조사한 결과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16%였다고 밝혔다. 4.5%는 '구체적인 계획을 세운 적이 있다'고 했다.
전교조는 앞선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일반 인구의 자살 생각은 3~7%, 자살 계획은 0.5~2% 수준이라며 교사들의 극단선택 위험이 일반적인 수준보다 높다고 지적했다.
우울척도(CESD)를 통해 교사들의 정신 건강을 조사한 결과 38.3%가 '심한 우울증상'(확실·definite)을 보였다. '경도의 우울증상'(유력·probable)으로 보인 비율도 24.9%였다.
우울증상을 호소하는 비율은 학부모 상담 횟수와 언어·신체폭력 경험에 비례해 높아졌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고위험군은 언어폭력 경험 교사 중 42.3%, 신체폭력 경험 교사 중 51.1%, 성희롱 경험 교사 중 47.5% 등으로 조사됐다.
교사들이 학교에서 경험한 폭력 중에는 '언어폭력'이 66.3%로 가장 많았다. 신체 위협 및 폭력 18.8%, 성희롱 및 성폭력 18.7%, 원하지 않는 성적 관심 12.9% 순으로 집계됐다.
전교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대한민국 교사가 이미 소진(번아웃·burnout) 상태라는 사실을 그대로 보여줬다"며 "정부는 중대 재해 상황에 놓인 50만 교사들을 방치해선 안 된다"고 했다.
이어 "개인적 자질이나 노력으로 해결될 수 없는 사회구조적 위협요인이 분명하며 사회·국가적 지원과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공교육 정상화를 진심으로 원한다면 실효성 있는 대책 수립에 하루빨리 나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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