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금 붓듯 지분 모아 '내집 마련'...2028년 광교에 첫선[집피지기]
GH, 광교 신도시 내 일부 주택 '지분 적립형'으로 제공
분양시 분양가 10~25% 내고 20~30년 걸쳐 지분 취득
전매제한기간 10년 후 매매 가능…비율따라 수익 배분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분양가의 최대 4분의 1만 내면 나머지 잔금은 적금처럼 지분을 모아 살 수 있는 아파트가 생긴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16일 경기주택도시공사(GH)에 따르면 광교신도시 내 A17 블록(옛 법원·검찰청 부지)에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이 시범도입됩니다. 해당 단지는 2025년 착공에 들어가 2028년엔 후분양 일정에 돌입할 예정입니다.
지분적립형 분양주택은 지분을 20~30년에 걸쳐 분할 취득하는 공공분양 모델입니다. 최초 분양을 받을 땐 분양가의 10~25% 정도만 부담하고, 이후에는 20~30년에 걸쳐 나머지 분양대금와 이자를 나눠 내면서 잔여지분을 취득하는 모델이죠.
예를 들어 분양가 5억원 주택을 20년간 취득하는 경우, 입주시 1억2500만원을 납부해 주택지분의 25%를 취득한 뒤, 이후 4년마다 7500만원(15%)씩 총 5차례 추가납부하면서 잔여지분을 취득하는 방식입니다.
4년 주기로 추가납부를 할 때마다 1년만기 정기예금이자가 적용되는데, 이를 2%로 가정할 경우 20년간 총 납부금액은 5억9000만원이 됩니다. 단 취득 과정에서 공공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에 대한 일종의 사용료 개념으로 보증금도 납부해야 하고요.
GH는 이러한 지분적립형 주택의 면적을 전용면적 60㎡ 이하로 한정하는 대신, 분양가는 원가에 최소이윤을 더한 저렴한 가격으로 후분양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일반 공공분양과 달리 청약자의 소득 수준을 따지지도 않기로 했습니다.
그렇다고 꼭 20년(또는 30년)간 지분을 계속 사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투기수단으로 변질되는 것을 막기 위해 '거주의무기간' 5년과 '전매제한기간' 10년을 두고, 이 기간이 지나면 자유롭게 집을 팔 수 있도록 했죠.
공공에게만 집을 팔 수 있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반값 아파트'와 달리 GH의 지분적립형 주택은 제3자에게도 매매를 할 수 있습니다. 매각한 금액은 매매 시점의 지분 비율에 따라 공공과 수분양자가 각각 손익배분을 합니다.
GH는 일단 시범사업으로 광교신도시 A17블록 총 600가구 중 240가구(전용면적 59㎡)가 지분적립형으로 공급되고, 지분적립형 물량 중 50~60%는 일반공급, 나머지 40~50%는 특별공급으로 내놓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GH의 이같은 실험을 두고 우려의 시선도 보내고 있습니다. 최소 10년 이상의 긴 시간 동안 거주지 변경을 할 수 없다보니 직장 이동이나 개인 사정으로 지역을 옮겨야 하는 사람들의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죠.
또 10년 후 매각을 할 때에도 시장가격이 아니 GH에서 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시세차익도 크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나오기는 합니다.
그럼에도 다양한 종류의 주택이 제공되고, 수요자들이 본인에게 맞는 유형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지분적립형 주택에도 큰 의의가 있을 것 같습니다. 과연 수분양자들로부터 환영을 받을 수 있을지 2028년을 기다려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