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청장 보궐 승패에 이재명 체제 '안정' 여부 달려
보선 승리 시 이재명 체제 안정화·정권심판론 탄력
패배 시 이재명 리더십 타격 불가피·당내 위기 고조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퇴원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강서구 발산역에서 진교훈 강서구청장 후보, 홍익표 원내대표와 손을 높이 들어올리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10.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 지도부가 대거 지원에 나서며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만큼 승패에 따른 결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 보궐선거는 선거인수 50만명의 기초단체장 보궐선거에 불과하지만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리전, 내년 총선 최대 표밭인 수도권 민심 바로미터라는 상당한 정치적 의미를 갖는다. 이에 여야 모두 당력을 집중해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승부처가 되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를 내년 총선의 전초전으로 보고 있다. 이에 '정권심판론'을 앞세워 지지자 결집을 총력전을 펴고 있다.
민주당은 본 선거일 전 마지막 휴일인 전날(9일) 홍익표 원내대표와 정청래·박찬대·서영교·장경태 의원 등 최고위원들을 비롯해 강서구 국회의원인 강선우·진성준·한정애 의원, 민주당 서울시당위원장 김영호 의원, 이번 선거에서 정책연대를 맺은 기본소득당 용혜인 상임대표와 사회민주당 한창민 공동창당준비위원장까지 총출동해 진교훈 강서구청장 후보자 지원 유세에 나섰다.
특히 장기 단식으로 입원했던 이재명 대표도 이날 오후 퇴원하자마자 발산역 1번 출구 인근 공원 유세현장을 찾아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와 진 후보자 승리를 호소했다.
민주당의 보궐선거 승리는 우선 당내 각종 내홍의 원인으로 꼽힌 이재명 체제가 안정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강서구는 지난 총선에서 모든 지역구에서 민주당 의원이 당선될 정도로 야당 강세 지역으로 꼽힌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선 높은 투표율과 중도·무당층의 지지가 동반되어야 한다.
이에 민주당의 승리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이재명 사법리스크로 인한 민주당 지지율 저조'라는 주장을 뒤집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리스크가 선거에 큰 영향이 없다는 것을 입증하게 된다면 내년 총선을 보다 수월하게 준비할 수 있고 비이재명(비명)계의 반발도 수그러들 가능성이 있다.
이 대표가 전날 유세에 깜짝 등장해 "우리 안에 작은 차이를 넘어서서 함께 손잡고 우리 앞의 거대한 장벽을 반드시 넘어야 하지 않겠나"라며 대 정부여당 투쟁 이전에 내부 통합을 강조했던 리더십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또 정권심판을 강조한 만큼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을 견제하는 민주당 행보가 탄력받을 수 있다.
박성준 대변인은 10일 논평을 통해 "무엇보다 무능과 실정에 대한 국민의 질타에도 반성하지 않고 독선과 불통으로 대한민국을 추락시키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심판의 장이 될 것"이라며 "'대통령 핫라인', '힘 있는 여당 후보론' 운운하며 강서구민을 우롱하고 용산 대통령실만 바라보는 국민의힘도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이 승리한다면 민심이 정부여당의 '거야 심판론'보다는 '정권 심판론'에 힘이 실려있다는 해석이 뒤따를 전망이. 정부여당도 내년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이러한 해석을 외면하고만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이에 윤석열 정부 1년5개월 간 막혀 있던 협치의 물꼬가 트일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반대로 진교훈 후보가 패배하고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의 승리로 선거를 마친다면 민주당은 또 한 번 위기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이럴 경우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 타격을 피할 수 없다. 민주당 스스로 이번 선거를 '내년 총선의 전초전'이라고 규정한 데다 강서구가 민주당 강세지역임에도 패배한 만큼, 자연스럽게 지도부 사퇴 등 책임론이 불거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강성지지층 등에 따른 분열 기조 등이 패배 원인으로 꼽힌다면 당 안팎에서 리더십 교체 목소리가 더욱 커질 가능성이 높다.
강서구청장 선거 패배에서 '총선 수도권 위기론'이 불거질 것이고,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외연 확장'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민주당으로서는 변화를 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당 리더십과 개혁을 놓고 친명과 비명 간 갈등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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