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무 복귀 앞둔 이재명 메시지에 비명계 촉각
이르면 내주 복귀 전망…공식 일정은 없어
당 통합 메시지에도 비명계 긴장 고조 분위기
가결파 징계·친명 원외 활동·험지 출마론 등 부담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퇴원하고 있다. 이 대표는 퇴원 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진교훈 후보의 유세 현장에 참석할 예정이다. (공동취재사진) 2023.10.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승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만간 당무에 복귀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비명(비이재명)계는 이 대표의 메시지에 촉각을 세우는 분위기다. '체포동의안 가결파'에 대한 징계 여부는 물론, 발언 수위에 따라 내년 총선 전략에 관한 이 대표의 생각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이르면 다음 주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식적인 일정이 나온 것은 아니다. 당대표실도 일정에 관해서는 쉬쉬하는 분위기다. 장기 단식에 따른 건강 상태가 변수이기 때문에 어떠한 것도 장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앞둔 지난 7일 이 대표는 지원 유세에 나서겠다는 일정 공지 이후 약 3시간 만에 이를 번복하기도 했다. 구체적인 취소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고, 회복 치료를 이어가겠다는 설명만 있었다.
당무 복귀 이후 이 대표가 풀어야 할 우선 과제로는 당 통합이 꼽힌다.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 이후 내홍이 극에 달했던 탓이다. 다만 당시와 비교해 상황이 달라졌다는 점은 염두에 두어야 한다. 한때 흔들렸던 '이재명 체제'는 구속영장 기각과 보궐선거 압승으로 인해 더욱 공고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시 말해 이 대표가 칼자루를 쥐고 있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비명계를 향한 결단 또는 포용만 남았다는 말도 나온다.
이 대표는 포용을 택한 듯하다. 그는 지난 11일 보궐선거 승리가 확실해지자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안의 작은 차이를 넘어 단합하고, 갈등과 분열을 넘어 국민의 저력을 하나로 모아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와 국민의 더 나은 미래를 개척해 가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당 통합 메시지로도 읽힌다. 이후 체포동의안 가결을 해당 행위로 규정하고 몰아붙이던 당 지도부도 수위 조절에 나섰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13일 한 라디오에서 "지금 이 시점에 가결한 의원들을 어떻게 할 수가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소통하면서 해야 할 일들을 뚜벅뚜벅 하는 게 맞다"고 언급했다.
이른바 '가결파 5인' 설훈·이상민·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에 대한 징계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당 국민청원센터 게시판에는 해당 의원들에 대한 징계 요구가 올라왔고 답변 요건인 5만명을 돌파한 바 있다.
지도부는 공식적인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대신 절차상 윤리심판원의 판단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만 열어뒀다.
한 지도부 소속 의원은 "국민청원 5만명이 넘을 경우 그에 대한 답변을 해야 하는 것이지 윤리심판원에 회부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답했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 조사위원회, 병무청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국방위 위원) 자리가 비어 있다. 2023.10.13. [email protected]
그럼에도 비명계 의원들은 여전히 불안해한다. 당분간 잠행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류도 읽힌다. 공천 시즌을 앞둔 탓이다.
특히, 자신들의 지역구 경선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높은 원외 인사들의 움직임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최근 해당 인사들의 SNS에 이 대표와 함께 찍은 사진이 올라오는 것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
실제로 친명 원외 그룹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지난 13일 논평에서 '물갈이 공천 혁신'을 주장하기도 했다.
이들은 "절대 다수 당원의 뜻에 정면으로 맞서면서 국민에게 감동을 주기보다 자신의 정치적 이익에만 급급한 일부 국회의원들에게 대한 과감한 정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중진 험지 출마론'도 비명계 입장에서는 부담스럽다. 얼마 전 국민의힘 부산 3선인 하태경 의원이 지역구인 해운대갑을 떠나 서울 지역에 출마하기로 하면서 이 주장에 불이 붙은 것인데, 당초 취지와 달리 축출 수단으로 쓰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비명계인 조응천 의원은 얼마 전 한 라디오에 나와 "혁신회의는 그전부터 이런 주장을 해 왔다. 원외 인사들이 이렇게 똘똘 뭉쳐서 현 지도부와 완전히 밀착돼 있는 그런 행태는 지금 본 적이 없다"며 "중진 험지론이 됐든 수박 축출론이 됐든 현직을 자꾸 빼내야 룸(공간)이 생기는 것"이라고 발언했다.
결국 이 대표 입장에 따라 당 갈등 국면이 확산될 수도, 진화될 수도 있다.
한 비명계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말하기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면서도 "이 대표 입장에서는 친명·비명을 떠나 당선 가능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퇴원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오후 서울 강서구 발산역에서 진교훈 강서구청장 후보 지원유세를 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3.10.09.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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