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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하면 0점' 4교시 응시법은…"부정행위 유도" 비판도[2024수능]

등록 2023.11.16 06:00:00수정 2023.11.16 09: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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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에 맞는 과목 시험지만 놓고 풀어야 하고

답안지 한 장이라도 앞선 과목 마킹 수정 금지

지난해 수능서 응시 방법 위반 100여명 무효

매년 주요 부정행위 유형에 이름…개정 요구도

[세종=뉴시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4교시 탐구 영역 답안지 견본. (자료=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 갈무리). 2023.11.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4교시 탐구 영역 답안지 견본. (자료=한국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 갈무리). 2023.11.1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매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마다 수험생들을 골탕 먹이는 '부정행위'로는 4교시 탐구 영역 응시 방법 위반이 거론된다.

노력을 헛되게 하지 않게 방식을 숙지하는 게 중요하지만 교육계 일각에서는 너무 복잡한 만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16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의 '2024학년도 수능 수험생 유의사항'을 보면, 지난해 수능에서 1개에서 2개 과목을 택해 응시하는 4교시 탐구 영역에서 46명이 응시 방법 위반을 사유로 시험이 무효 처리됐다.

본인의 선택과목 문제 2개 모두를 책상에 올려 놓거나, 제1선택 시간에 제2선택 문제를 꺼내 푸는 행위는 부정행위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어긴 수험생들이다.

평가원은 제1선택 과목 시행 시간에는 해당 문제지 한 부만 책상에 올려놓고 풀도록 하고, 제2선택 시간이 되면 개인 봉투에 담아 바닥에 내려 놓았던 문제지를 꺼내 푸는 방식으로 4교시 탐구 영역을 시행 중이다.

또 제1선택이나 제2선택이 아닌 다른 문제지를 올려 놓았다면 감독관이 이를 회수하며 실수라고 항변해도 올바른 문제지로 교체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수능 부정행위 적발 건수는 총 218건인데, 이와 같은 4교시 응시 방법 위반은 매년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주요 부정행위 유형으로 꼽힌다.

2022학년도 수능에서는 208건 중 44건이고 2021학년도 수능에서는 232건 중 111건으로 최다 유형이었다.

탐구 영역 답안지는 제1선택 답을 표시하는 구역과 제2선택 답을 적는 구역이 한 장에 함께 놓여 있다.

문제는 제2선택 응시 시간에 제1선택은 이미 답안이 마킹이 돼 있는데, 이 시간에 수정 테이프로 앞선 과목의 답안을 고치다 걸리면 부정행위로 처리된다.

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수능에서 이런 이유로 그 해 시험이 무효로 돌아간 인원은 56명이다.

교육부와 평가원이 올해 수능에서도 4교시 응시 방법을 수험생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영상과 유의사항을 통해 상세히 안내하고 있지만 수험생은 방심해선 안 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다른 과목의 답안지를 분리하지 않고 한 장에 비치해 수험생들에게 부정행위를 유도하는 측면이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평가원은 과거에도 유사한 문제로 수능 답안지 양식을 바꾼 전례가 있다. 바로 4교시 한국사 영역이다.

과거에는 4교시에 치러지는 한국사와 탐구(2개) 총 3개 과목의 답이 한 장의 답안지로 묶여 있었는데, 2021학년도 수능에서 전체 부정행위자의 47.8%가 4교시 응시방법 위반으로 나타나자 이듬해부터 둘을 분리했다.

현재는 4교시가 시작하면 한국사 문제지와 답안지를 각각 받아 풀고, 한국사 시간이 끝나면 둘을 회수한 뒤 탐구 영역 시험이 이어지는 형태다.

평가원 홈페이지에는 지난 7일 자신을 고3 학부모라 소개한 한 이용자가 4교시 탐구 영역 답안지를 과목별로 분리하는 방식으로 바꿔 달라는 글이 게시됐다.

글쓴이는 "모의고사를 여러 차례 경험했어도 시험 당일 다양한 변수로 인해 당황하게 되면 제1선택 답안지를 건드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 답안지에 있는데 갑자기 (앞선 과목의) 답이 생각났다면 마킹을 하지 않을 자제력을 갖추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는 제도권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지 수험생에게 위험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제1선택 답안 크기에 알맞은 종이와 스티커를 배부해 가리고 2선택을 풀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평가원 측은 댓글로 "수능에 의견 주시고 관심 가져 주셔서 감사합니다"고만 답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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