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이틀만에 '대동맥박리'…'이 병원' 의료진 살려냈다
과거 흉부대동맥류 진단 고위험 산모
제왕절개 출산 후 진료 중 가슴 통증
당일 응급수술 일주일째 무사히 퇴원
[서울=뉴시스]출산한 지 이틀 뒤 산부인과 외래 진료를 받다가 가슴 통증으로 응급실에 입원해 급성 대동맥 박리 진단을 받고 응급 수술을 받은 환자가 합병증 없이 퇴원했다. (사진= 용인세브란스병원 제공) 2023.12.21. [email protected].
21일 용인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권찬미(39)씨는 제왕절개술을 받고 퇴원 후 이틀째 첫 외래 진료를 받기 위해 이 병원 산부인과를 방문했다. 권 씨가 가슴 통증을 호소하는 등의 증상을 보이자 산부인과 허혜원 교수는 심상치 않게 여기고 권씨를 응급실로 보냈다.
응급 컴퓨터단층촬영(CT)과 심초음파 결과 권씨는 상행대동맥 내막이 찢어진 급성 대동맥박리로 진단 받았고, 신속하게 수술실로 옮겨져 같은 날 오후 2시 응급 수술을 받았다. 흉부외과 김학주 교수의 집도로 약 6시간 진행된 수술은 순조롭게 마무리됐다.
권 씨는 수술 후 일주일째인 이달 6일 특별한 합병증 없이 퇴원했고, 흉부외과와 심장내과에서 향후 권 씨의 건강을 추적 관찰할 예정이다.
권씨는 지난 2019년 다른 의료기관에서 이엽성 대동맥판막에 동반된 상행 흉부대동맥류를 진단받고 최근까지 용인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와 산부인과에서 진료를 받으며 출산을 준비한 고위험 산모였다.
대동맥 박리는 시간당 사망률이 1%씩 증가한다고 알려진 만큼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특히 대동맥 내막이 찢어지는 급성 대동맥 박리는 발생 직후 30~40%가 즉시 사망한다. 특히 상행 대동맥을 침범한 경우 병원에 도착하더라도 응급 수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이틀 이내 60%가 목숨을 잃고, 생존 이후 한 달 이내 90% 이상이 사망한다.
용인세브란스병원 의료진은 환자의 증상을 놓치지 않고 발 빠르게 대처했다. 응급실로 안내한 산부인과 교수, 심장초음파와 CT로 신속하게 진단한 심장내과·응급의학과 교수, 지연 없는 수술을 위해 마취를 진행한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수술을 집도한 흉부외과 교수까지 많은 의료진의 노력으로 환자는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권 씨는 “모든 의료진이 일사천리로 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 주셔서 무사히 치료를 받고 퇴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출산 후 얼마 안 된 산모를 무사히 치료해 의미가 남다르다”면서 “환자가 무사히 퇴원해 아이와 함께 지낼 수 있도록 해 한 가정의 안녕을 지키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니 보람이 크고 감사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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