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국 대표 임명 '강 대 강' 형국,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종합)
"둘 다 똑같다… 세종시·시의회 지리한 대립 이젠 마칠 시점"
[세종=뉴시스] 임명식에서 인사말하는 신임 박영국 세종시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사진=세종시관광문화재단) 2024.02.26. *재판매 및 DB 금지
26일 오전 이순열 세종시의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박영국 대표이사 임명 과정 절차에 중대한 문제가 있다며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이날 이 의장이 제기한 문제는 임명 과정에서 제출된 ‘임원추천 후보자 자기검증기술서’가 한 번도 임원추천위원회 위원에게 심사자료로 제공된 적 없다는 점이다.
자기검증기술서 가운데 ‘범죄경력 및 징계’ 부분에 ‘재직 중 징계위원회에 회부 중이거나 회부 된 경력이 있는가’에 대해 ‘예’ 또는 ‘아니오’로 명기하게 되어 있다.
이 의장은 여기서 박 대표이사가 ‘예’라고 명기했으면 중요 사실로 인추위원에게 알려 심사에 반영해야 하고 ‘아니오’라고 했다면 거짓 작성에 해당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기에 실무 담당인 문화체육관광 국장의 거짓 기자회견도 문제 삼았다.
지난 14일 문화체육관광 국장은 시의회 성명서와 논평을 반박하며 “임추위는 임용 후보자들이 제출한 자기검증기술서를 토대로 철저한 자질 검증을 시행했다”고 했다.
[세종=뉴시스] 송승화 기자 = 기자회견에서 설명하는 이순열 세종시의장[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집행부 수장인 최민호 시장과 세종시도 못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최민호 시장은 26일 열린 기자회견 말고도 여러 차례 박영국 재단 대표이사의 임명은 적법한 절차와 공정한 결과로 시의회 반대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핵심은 인사청문회는 임원추천위원회에 이은 ‘중복검증’이며 청문회를 열고 말고는 시장의 ‘재량 행위’라는 점을 들며 ‘적법’하다고 맞섰다.
26일 기자회견에서도 최 시장은 이순열 의장에 대한 섭섭한 감정을 여과 없이 표현했다. 그는 “논평이 저로서는 굉장히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로 과한 표현이며 나는 왜 이런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선과 관련된 일인지 어떤지 그 연유를 모르겠다”며 “더 유능하고 훌륭한 분을 모실 수 있다는 생각에 인사청문회를 하지 않았고 위법하지 않고 권한에 있는 일로 그것이 비난 받는 일은 아니다”고 분명히 했다.
이에 세종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박영국 대표이사 임명을 무력화할 법적 요건 찾기를 예고하고 있으며 문화관광재단을 핀셋 감사로 하나하나 들여다 볼 것을 예고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러한 세종시와 시의회의 평행선 없는 '강 대 강' 형국에 이를 지켜보는 시민들은 둘 다 똑같다는 반응으로 고개를 젓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지역 문화계 인사는 “이중 검증이라도 시의회가 요구한 인사청문회를 받아들였다면 이런 사단은 없었고, 시의회도 임명 절차 진행 전부터 꼼꼼히 살폈어야 했지만, 너무 뒤늦게 문제 제기를 하며 발목을 잡는다는 인상이 강하다”고 밝혔다.
이어 “결국 이런 시와 의회 대립으로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이 질 뿐이며 협치 없는 이런 행위가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지 다시 생각해보기 바라며 이젠 끝내야 한다"며 “최민호 시장과 이순열 의장은 서로 피하지 말고 만나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세종시 문화관광재단 이사회에서 이사장인 최민호 세종시장이 박영국 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선임 의결을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세종시) 2024.02.15.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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