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DSR 도입에 주담대 갈아타기 열풍 꺾이나
[서울=뉴시스] 홍효식 기자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연 1.25% 인상으로 KB·신한·우리·하나·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이 이번 주 들어 모두 예·적금 금리를 상향 조정했다. 20일 서울 종로구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2022.01.20. [email protected]
2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전 은행권 주담대를 대상으로 전날부터 스트레스 DSR 제도가 시행됐다.
DSR은 연소득에서 대출 원리금이 차지하는 비율로 현재 은행 대출은 40%, 비은행 대출은 50%가 적용되고 있다. 연소득 5000만원인 차주라면 매년 갚아야 할 은행 대출의 원리금이 2000만원을 넘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이번에 도입된 스트레스 DSR은 기존 DSR 규제에 따라 대출한도를 산정할 때 미래 금리변동 위험을 반영한 '스트레스 금리'를 가산금리로 적용하는 제도다.
스트레스 금리가 가산되면 연간 이자비용이 늘어나 DSR 비율은 커진다. 이때 DSR을 규제 비율 이내로 맞추려면 결국 대출 원금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대출한도는 낮아질 수 밖에 없다.
스트레스 금리는 제도 시행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올해 상반기에는 스트레스 금리의 25%만, 하반기에는 50%만 적용되며 내년부터는 스트레스 금리가 100% 그대로 적용된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에는 0.38%의 스트레스 금리가 DSR 산정시 가산되는데 이는 신규취급 주담대 뿐만 아니라 대환과 재약정에도 적용되기 때문에 주담대 갈아타기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스마트폰으로 클릭 몇 번이면 더 싼 이자의 대출로 갈아탈 수 있는 대환대출 서비스는 지난달 9일 아파트 주담대에도 적용되며 갈아타기 열풍이라 불릴만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지난 7일까지 한 달 남짓한 기간 동안 총 2만3598명의 주담대 차주가 대출 환승을 위한 신규대출을 신청했다. 신청 규모는 약 4조2000억원이다.
주담대 갈아타기 열풍이 벌어지면서 시중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주거래 고객 유입을 위해 금리 인하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스트레스 DSR 도입으로 대출을 갈아탈 때 기존 대출보다 신규 대출의 한도가 감소하게 되면서 대환대출 수요도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상반기 0.38%의 스트레스 금리 적용으로 차주별 주담대 대출한도가 변동형·혼합형·주기형 등의 대출유형에 따라 약 2~4% 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예컨대 소득 5000만원 차주가 만기 30년에 원리금분할상환 방식 주담대를 변동금리로 이용할 경우 대출한도는 기존 3억3000만원에서 3억1500만원으로 1500만원(4%) 줄어든다.
만일 해당 차주가 대출 한도까지 주담대를 받아 놓았다면 스트레스 금리 적용 이후에 DSR을 초과하는 1500만원을 상환해야 갈아타기가 가능하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담대 갈아타기가 출시 초기부터 큰 인기를 모은 것은 스트레스 DSR로 대출한도가 줄어들기 전에 갈아타려는 수요가 몰린 측면도 있다"며 "대환대출 수요가 지금보다는 한풀 꺾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당국이 실수요자의 어려움 등을 감안해 증액없는 자행대환과 재약정은 올해 말까지 스트레스 DSR 적용을 유예키로 하면서 주담대 갈아타기시 타행대환 수요가 자행대환 수요로 전환될 여지는 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자행대환도 스트레스 DSR이 예외없이 적용될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 금리도 100% 적용돼 대출한도가 6~16%까지 줄어들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향후 대환대출 수요는 더욱 위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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