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보의 투입 역부족, 교수마저 집단행동하나…'뒤숭숭'
군의관·공보의 17명 전남대병원 본원·분원에 투입·배치
의대 교수 집단행동 동참 주목…"응급실 운영마저 걱정"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정부가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에게 현장으로 돌아오라고 통보한 마지노선인 29일 오전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 복도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2024.02.29. [email protected]
전공의들의 빈자리를 메꾸기 위해 차출된 공공보건의(공보의)가 현장에 정식 배치됐지만 그 수가 터무니없이 적은데다 수도권 의대 교수들로부터 비롯된 집단 사직 분위기에 광주 또한 자유롭지 못하면서다.
공보의 투입 첫날…전남대 본분원 통틀어 '17명'
전남대병원 본원은 보건복지부로부터 군의관 1명·공보의 8명을 파견 받아 지난 이틀간 교육을 거쳐 이날부터 각 현장에 배치했다. 진료과 별로는 성형외과 4명, 신경외과 2명, 소아청소년과 1명, 마취통증의학과 1명, 영상의학과 1명이며 모두 전문의다.
분원인 화순전남대병원도 8명(군의관 1명·공보의 7명)을 지원받았다. 이들 중 전문의는 3명으로 각자 내과와 소아청소년과, 마취통증의학과에 1명씩 배치됐다.
나머지 파견 의사 5명은 전공 분야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일반의다. 병원 측은 전공이 정해지지 않은 이들을 어느 과에 배치할 지 고심하고 있다.
특히 수요가 몰리는 응급의학과와 중앙주사실에 우선 배치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은 현재 실무 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정부가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에게 현장으로 돌아오라고 통보한 마지노선인 29일 오전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 응급병동에서 의료진이 중환자를 옮기고 있다. 2024.02.29. [email protected]
공보의 투입에도 인력 부족…일선 어려움 가중
현재까지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는 전남대병원(분원 포함) 160여 명, 조선대병원 100여 명에 이른다. 당장 이탈 전공의들의 공백을 17명 만으로 메우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전남대병원에서는 평소 상시 가동되던 본원 내 수술실 14곳 중 4곳에서 응급 수술만 하고 있다. 하루 평균 수술은 평소 대비 8분의 1가량 줄었다.
수술실 필수 인력인 마취통증의학과 전공 공보의가 본·분원마다 1명씩 배치됐지만, 전공의 이탈 전인 평소처럼 수술실을 상시 가동하기는 어렵다.
조선대병원 역시 절반 가까이 줄어든 수술실 가동률을 올리기 여의치 않다. 당초 복지부에 응급의학과·마취통증의학과 공보의 4명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조선대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사태 직후 병상 가동률이 평소 대비 60% 수준까지 떨어졌으나 교수 포함 남은 전임의들이 응급실·중환자실 당직 체제를 운영하며 정상화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정부가 병원을 떠난 전공의들에게 현장으로 돌아오라고 통보한 마지노선인 29일 오전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 응급병동에서 환자들이 의료진과 가족의 돌봄을 받고 있다. 2024.02.29. [email protected]
교수 집단 사직 움직임…광주는 과연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협의회) 소속 서울대 등 19개 의대 교수 대표들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 전국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해 오는 15일까지 집단 사직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전남대병원·조선대병원 교수들 역시 협의회 소속이다. 때문에 지역에서도 의대 교수 비대위 결의에 동참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병원 내부에서는 '비대위 지침에 따를 것'이라는 분위기가 감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 당국도 전공의에 이은 교수 집단 행동을 우려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의료 현장을 지키고 있는 교수들마저 집단 행동에 나선다면 의료 공백은 파국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
의료계 관계자는 "교수 집단 사직으로 가장 우려되는 것은 응급실 운영이다. 전남대·조선대병원 모두 응급환자는 100% 수용 중인데 교수들이 빠질 경우 현장에서 손 쓸 사람이 없어지는 셈"이라며 "만약 교수 집단 사직이 현실화된다면 중소 전문병원을 통한 인력 수급이 이뤄진다고 해도 협진 체계 구축까지는 상당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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